19일(현지시간) CNBC의 투자 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백만장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번 휴가철에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밀레니엄 세대(1982년 이후 출생자)의 백만장자들은 100%가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 반면 베이비 붐 세대(1948~1965년 사이 출생자)는 78%가 더 적게 지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백만장자의 대다수(52%)는 쇼핑할 때 “가격에 더 민감하다”고 답했으며 3분의 1은 식당에서 외식을 덜 자주 한다고 말했다.
CNBC와 함께 설문조사를 수행한 스펙트렘그룹의 조지 월퍼 사장은 “그들은 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에 대해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출을 줄이는 것이 부의 사다리가 올라가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부유층도 기본적인 소비에서도 소비를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월 “3분기 동안 월마트의 식료품 시장 점유율 증가의 4분의 3에 육박하는 비율이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쇼핑객에서 나왔다”고 말하면서 부유한 쇼핑객들도 최저 가격을 찾고 있음을 시사했다.
‘레깅스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룰루레몬과 미국 고급 가구 소매업체 RH와 같이 부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업체들도 이에 따라 최근 가이던스 또는 판매 예상치를 낮췄다. 이는 소비 상단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백만장자 투자자들은 내년 증시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개인 자산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주식을 꼽았다. 백만장자 투자자들은 전체 개인 보유 주식의 85%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CNBC의 백만장자 설문조사는 11월에 온라인으로 실시되었으며 가구의 재무 의사 결정자를 대표하는 총 761명의 응답자가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이 설문조사는 봄과 가을에 일년에 두 번 실시된다.
올해 5월 실시된 지난 설문조사에서도 밀레니엄 세대의 백만장자들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상승함에 따라 주요 구매를 일시적으로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대출 비용으로 인해 자동차 구매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으며 44%는 높은 이자율로 인해 주택 구입이 지연되었다고 말했다. 3분의 1 이상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여행이나 휴가가 지연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