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5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했다. 회의가 열린 서울 세종대로 신한금융 본사.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5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했다. 회의가 열린 서울 세종대로 신한금융 본사.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등 세 곳 핵심 자회사에 50대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61)가 전문성과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배치하며 ‘세대교체’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엔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위기 관리 능력에 방점

56세 행장·54세 카드 사장…'진옥동號 신한' 세대교체
신한금융지주는 20일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등 10개 자회사 중 4곳의 CEO를 교체했다.

신한은행장에는 한용구 신한은행 영업그룹장(56·부행장)을 추천했다. 한 행장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청주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경기 의정부 장암지점장과 퇴직연금사업부 부장,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월 신한은행 영업채널을 총괄하는 영업그룹장에 선임됐다.

한 내정자는 영업 채널 전략과 여·수신 상품, 건전성 관리 등 은행 현안을 폭넓게 이해하는 ‘영업통’으로 꼽힌다. 2019년 신한금융 원신한전략팀 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룹사의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했다. 내부 신임이 두터운 데다 진 회장 내정자와도 손발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한금융은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경영진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지주사엔 협업 조직 신설

신한카드 사장엔 문동권 신한카드 경영기획그룹장(54·부사장)을 내정했다. 문 사장 내정자는 2007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첫 내부(LG카드) 출신 CEO다. 신한라이프 사장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을 이끌어낸 이영종 신한은행 퇴직연금그룹 부행장 겸 신한라이프 부사장(56)이, 신한자산신탁 사장에는 부동산금융 분야 경험이 풍부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부사장(55)이 추천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영창 사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고, 지난 3월 영입된 김상태 사장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김 사장은 옛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출신으로 투자은행(IB)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과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은 연임됐다. 신한자산운용 대체자산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희송 사장도 연임 추천을 받아 조재민 전통자산부문 대표와 투톱으로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배진수 신한AI 사장과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도 연임 추천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조직개편과 함께 지주사 경영진 인사도 실시했다. 그룹의 재무 성과를 관리하는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하고, 지주 및 자회사 겸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자산관리(WM)·퇴직연금·GMS(글로벌마켓&시큐리티) 사업그룹장 겸직을 해제하기로 했다. 대신 그룹원신한부문, 그룹신산업부문을 신설하고 지주회사 부문별 기능을 재설계해 그룹사 간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석헌 신한금융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상무)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장동기 GMS 사업그룹장(부사장)은 신설되는 그룹신사업부문장으로 이동한다. 나머지 지주사 경영진은 대부분 연임이 결정됐다.

이번에 추천된 사장 및 임원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용병 회장과 진 회장 내정자가 충분히 상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 경영진이 시장 불확실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강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박상용/김보형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