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선물 2020년 이후 최고치 근접…글로벌 공급 불안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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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쌀 선물 가격이 올 들어 28% 오르며 약 2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향해가고 있다. 쌀 주요 생산국인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공급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쌀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3.86% 상승한 100파운드(45.359㎏)당 17.78달러에 거래됐다.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올 들어서만 28.38% 올랐다.
쌀 선물 가격은 2020년 6월 100파운드당 22달러선까지 뛰었다가 11달러선으로 급락한 후 수 년째 점진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식량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르던 5월 17.82달러, 지난달 말 17.96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잠시 조정을 받았다가 지난 16일 상승 전환했다. 공급 불안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미 농무부(USDA)는 최근 발표한 12월 쌀 전망 리포트에서 2022~2023년 전 세계 쌀 생산량이 약 5억330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2% 이상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2019~2020년 추수연도 이후 최저치라는 설명이다.
USDA에 따르면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은 이 기간 전년 동기보다 200만t 감소한 1억4700만t의 쌀을 생산할 전망이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쌀 생산이 많은 인도는 올해 쌀 생산량이 1억2400만t으로 전년보다 630만t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른 나라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USDA는 호주와 브라질, 유럽연합(EU)과 한국도 쌀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USDA는 글로벌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390만t 감소한 5억1690만t으로 제시했다. 소비도 줄고 있지만 생산의 감소 폭이 더 큰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CNBC는 “식량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쌀이 다음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가격이 불안정해지며 대체재인 쌀이 부상했고, 비료 가격 상승 등으로 농업 비용은 늘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운송비도 상승했다.
공급 불안과 식량 인플레이션 우려에 쌀 비축량을 늘리려는 주요국들도 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는 태국의 올해 연간 쌀 수출이 약 800만t으로 최근 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태국 쌀 수출협회는 내년에도 쌀 수출이 유사한 규모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