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정책 변화에 따라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달러화 하락세 영향을 받은 탓이다.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 인도 선물은 전날보다 1.20%(0.90달러) 오른 배럴당 76.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올랐다.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2월 브렌트유는 0.20%(0.16달러) 오른 배럴당 79.96달러로 마감했다.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제 유가 상승 [오늘의 유가 동향]
일본은행은 이날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이틀간의 금융정책 결정 회의를 통해 장기금리 변동 폭을 '±0.25%'에서 '±0.50%'로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변동 폭 확대는 지난해 3월 0.2%에서 0.25%로 수정한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장기금리가 변동 폭 상한선인 연 0.25%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사실상의 금리 인상이라고 분석했다.

엔화는 지난 10월 21일 32년 만의 최고인 달러당 151엔까지 상승(엔화 약세)했다. 엔저로 수입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일본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6% 올랐다. 4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유가는 상승했다. 일본 엔화를 포함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74% 하락한 103.95로 장을 마쳤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만큼 유가도 상승세를 더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원유소비국인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이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세계은행(WB)이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또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B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22년 2.7%, 2023년 4.3%로 제시했다. 앞서 9월 WB가 제시했던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22년 2.8%, 2023년 4.5%였다. 이는 중국 당국의 2022년 경제성장률 공식 목표치(5.5%)나 세계은행이 올해 4월 내놨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5%)보다 현격히 낮춰진 것이다. WB는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의 성장 전망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정책 대응과 가구·기업의 대응 등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