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주택가격 하락세에 서울 거주자들이 지방 부동산을 매입하는 ‘원정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서울 거주자의 다른 지역 주택 매매량이 올해는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원정 투자'도 사상 최저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거주지별 주택 매매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 서울 거주자의 다른 지역 주택 매매량은 3만2156건으로 전년 동기(7만6121건) 대비 57.8%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1~10월 기준) 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년 대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인 지역은 세종시다. 지난해 1~10월 서울 거주자의 세종 주택 매매량은 423건이었지만, 올해는 139건으로 전년 대비 67.1% 줄었다.

서울 거주자의 경기 주택 매매도 지난해 4만3329건에서 올해는 1만5262건으로 전년 대비 64.8% 감소했고, 인천도 9651건에서 3811건으로 급감했다. 부산과 경북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2%와 49.2%의 감소폭을 보였으며 광주도 48.6% 줄었다.

다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주택 매매 역시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0월 3만50건이었지만, 올해는 1만4931건으로 전년의 반 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국 대부분의 규제지역이 해제됐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서울 거주자의 다른 지역 주택 매입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