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지는 광고업계
국내 주요 종합광고대행사가 부사장급 여성 임원을 잇달아 선임하고 있다. 광고업은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인 만큼 앞으로 여성 임원이 더욱 많이 배출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자동차계열 종합광고대행사 이노션은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인 김정아 전무(사진)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고 21일 발표했다. 2005년 회사 설립 이후 여성 부사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신임 부사장은 1996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광고업에 입문했다. 2006년 이노션으로 자리를 옮겨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SK텔레콤, 신세계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 제작을 총괄했다.

LG그룹도 지난달 단행한 2023년도 임원 인사에서 그룹 내 광고 계열사 지투알의 대표이사로 여성 부사장을 선임했다. 박애리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박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업 환경 변화에 요구되는 데이터 기반의 통합 마케팅 분야에 뛰어난 역량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고업계에서 여성 최초로 부사장이 된 건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최인아책방 대표)이다. 1961년생인 최 전 부사장은 1984년 제일기획에 공채로 입사해 200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2000년 1월 삼성그룹 최초로 공채 출신 여성임원(이사보)으로 발탁된 이력도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고위급 여성 임원이 많아진다는 건 광고업계에서 여성들이 실력으로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