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계 공부 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계 공부 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날짜로 내년 3월 8일 또는 10일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전대 일정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당권 주자들의 행보도 바빠지고 있다.

친윤계에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어디로 향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가 무르익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 경남혁신포럼에 나란히 등장한 데 이어 21일엔 국회에서 열린 친윤계 의원 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해 이틀 연속 ‘투샷’을 연출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행사를 마친 뒤 김장 연대에 대한 질문에 “맞선 본 지 얼마 안 돼 벌써 결혼하라고 그런다”며 “영화도 보고 밥도 먹어 보고 데이트해야 결혼을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연대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김기현 의원은 같은 질문에 “김장을 잘 담가 맛있게 식단에 올려놓고 우리 국민 건강도, 정치권에 영양분도 잘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날부터 3박4일간 대구·경북(TK)을 방문 중인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철수에게 당대표 기회를 주신다면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며 여권 최대 텃밭의 표심에 호소했다. 당권 주자들에 대한 비판의 날도 세웠다. 안 의원은 이날 대구 달서구갑 당원협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어떤 연대 움직임이 있다면 그건 혼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며 김장 연대를 직격했다.

당원 투표 비중을 100%로 높이는 전대 룰 개정의 여진도 지속되고 있다. 비윤계 대표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에서 군사작전하듯 방망이를 두드리는 데 대해 한마디 문제의식도 없는 당대표가 과연 맞느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민심(일반국민 여론조사)을 없애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뒤에서 지휘·감독하고, ‘윤핵관’들이 완장을 차고 폭거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이건 ‘윤심의힘’이지 ‘국민의힘’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면 친윤계 의원들은 “당심이 곧 민심”이라며 엄호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대표는 당원이 뽑는 게 맞고, 그것이 원칙”이라며 “전대 룰 개정이라는 건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우리 당이 잘 안되기를 바라는 분들의 생각이 우리 당대표 선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당원들이 당대표를 뽑는 것을 반대하는 분들은 당원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