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2만4000TEU급 선박 HMM Algeciras
HMM의 2만4000TEU급 선박 HMM Algeciras
"신입사원은 올해 다 포함하면 7000만원 받습니다. '1억대리'라고 대리는 1억원 받습니다."

HMM 인재경영팀 팀장은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해운업계 침체로 2011~2019년에 임금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을 겪은 HMM의 대반전이다. 작년과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이 연봉 급등의 배경이 됐다. 인사팀장 설명에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의 관심도 커졌다.

24일 HMM에 따르면 최근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격려금 및 생산성 장려금 600% 등에 합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성과급은 연봉의 50%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신입사원 연봉은 4000만원 중반, 대리급 직원은 6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HMM 인사경영팀은 성과급 등을 합치면 신입사원과 대리급 직원의 연간 총임금이 각각 7000만원, 1억원대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HMM은 해운업계 침체로 실적이 들쭉날쭉한 2011~2019년에 9년 연속으로 임금은 동결됐다. 성과급도 받지 못하면서 회사를 등지는 직원들이 늘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 과장급은 코로나19 직전까지 연봉으로 5500만원을 받았다"며 "중소기업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해운업계 시황이 살아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36.89% 늘어난 10조993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하지만 내년 실적은 올해를 밑돌 전망이다.HMM의 내년 영업익 컨센서스는 올해보다 72.2% 깎인 2조8074억원으로 집계됐다. HMM의 실적이 꺾이는 것은 해상 운송료가 큰 폭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6일 기준 1123.29로 전주보다 14.80포인트 내렸다. 26주 연속 하락세로 2년 4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역대 최대치인 작년 1월 7일(5109.6)과 비교하면 78.01% 내렸다.

코로나19 이후 일시적으로 치솟았던 해상 운송료가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해운업계 실적을 판가름하는 SCFI는 내년도 내림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CFI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7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운임 수준이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해운사들이 선복 공급량을 조절해 운임 낙폭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