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방역 정책을 완화한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데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를 표했다. 베이징 등 북방 지역은 초기 확산 충격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현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대유행이 끝났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확산하면 새로운 변이가 출현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팀장은 "중국은 코로나19 사망자를 정의할 때 코로나19 양성 판정과 호흡 부전을 겪다 숨진 경우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실제보다 매우 적게 나오게 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영업을 중단했던 베이징의 상당수 상점들은 다시 문을 열고 있으며 고객들도 늘고 있다. 한 쇼핑센터 관계자는"고객이 평소의 60% 수준까지 회복됐고 영화 관람객도 50%대까지 늘었다"며 "조만간 입점 점포가 100%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방역 완화 이후 종사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베이징의 상가와 식당들이 잇따라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감염을 우려한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긴 바 있다. 중국 동북의 교통·물류 거점인 선양도 점차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베이징 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베이징 지하철 승객은 1주일 전보다 28.9% 증가했다. 베이징의 시외버스 터미널들도 20일부터 주요 노선버스 운행을 재개했다.

베이징 방역당국은 10년 넘게 시행해 온 차량 5부제를 한시적으로 해제했다. 당국은 진료 등을 위해 외출하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방역 최적화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외출을 장려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위축된 소비를 촉진하고 경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베이징은 지난 19일 식당에 대한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하고 대규모 행사·회의 개최를 허용했다. 감염자는 1주일 뒤 검사와 무관하게 출근하도록 하는 등 추가로 방역을 완화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는 방역 전문기인 인리 베이징 당서기가 지난달 부임 이후 일관적이고 과감하게 방역 통제를 해제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시진핑 주석의 인정과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