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는 내년에 예상되는 패션업계의 트렌드 키워드로 ‘다이브인(Dive In)’을 22일 제시했다. 올해 패션시장이 청사진을 그리는 시기였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시기라는 의미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보면 팬데믹(대유행)의 종료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며 “내년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패션 소매판매액은 총 6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조4000억원)에 비해 9.0% 늘었다. 연구소는 내년에는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해외여행 정상화에 따른 소비 분산 등으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 만큼 소비 패턴 변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불황기에는 주어진 예산 내에서 가장 효용이 높은 것만 선택적으로 구매하는 소비 형태가 나타난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갖고 싶은 상품을 사기 위해 식비 등 필수 소비도 극단적으로 절제하는 식이다. 이런 소비 경향이 나타날수록 대체 불가능한 패션 브랜드만 생존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밀려 소외됐던 ‘욜드(YOLD)족’으로 눈을 돌리는 시도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욜드는 젊은 층(Young)과 노령층(Old)의 합성어로 ‘젊게 사는 시니어’를 뜻한다. 이들은 높은 안목을 바탕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해 최근 강력한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패션산업의 주요 이슈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패션 시장’, ‘골프웨어의 인기’, ‘패션 성지로 떠오른 성수’ 등을 선정했다. 올해엔 일상과 운동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골프웨어를 일상복으로 입는 ‘보더리스 골프웨어’가 인기를 끌었다.

서울 성수동이 ‘패션의 성지’가 된 점도 관전 포인트였다. 무신사와 젠틀몬스터 등 주요 패션기업이 성수로 본사를 이전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