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또 소문에 껑충 뛴 제주은행…인터넷은행 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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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혁의 공시 읽어주는 기자
업계가 본 시중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가능성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널뛰기 장세 연출…조회공시 활용 👀주목할 만한 공시
최근 두나무의 지분투자,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등에 관한 소문이 돌며 주가가 급등했던 제주은행이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제주은행과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는 "사실 무근"이라며 해명 공시를 내놨다.
제주은행 주가가 들썩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에도 네이버 인수설이 돌아 주가가 들썩였고, 이후 넥슨 인수설이 불거지며 단기 투자가 몰리기도 했다. 이번에도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주가를 띄운 것.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은행 종목토론방에선 손실을 봤다는 소액주주들의 글이 넘친다.
제주은행과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가 해당 소문에 대한 해명 공시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전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02년 제주은행을 인수한 뒤 현재 지분 75%를 보유 중이다. 이들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에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주 들어 개인들은 제주은행 주식을 29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선 제주은행 등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직 문화가 무거운 대형 은행사들 입장에선 인터넷전문은행 경쟁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 금융지주 내 디지털전환(DT) 실무 부서에서도 '경쟁력이 없다'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A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대형 은행들도 자체 모바일 뱅킹앱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디지털뱅킹 채널을 만드는 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자칫 그룹 내에서 애매한 사업체(인터넷전문은행)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의 실무 관계자는 "제주은행을 비롯해 몸집이 있는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점포 정리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당국에서 라이선스를 추가로 준다면 금융지주 차원에선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굳이 돈(서버 확장 등)을 쓰면서까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전환이 무조건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대표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도 출범 직후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초기 단계에서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매년 2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나던 제주은행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두지 않은 채 앱과 인터넷 등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영업하는 은행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고객 접점이 온라인 말고는 없기 때문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담은 사설정보지인 '지라시'가 가짜뉴스로 둔갑하는 일이 생기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조회공시는 상장사의 주요 경영사항과 관련된 풍문 또는 보도가 있을 경우, 한국거래소가 사실관계에 관한 확인을 요청하는 제도다.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2002년 도입됐다.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기업은 보통 1일 이내에 답변 공시를 해야 한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류은혁의 공시 읽어주는 기자
업계가 본 시중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가능성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널뛰기 장세 연출…조회공시 활용 👀주목할 만한 공시
최근 두나무의 지분투자,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등에 관한 소문이 돌며 주가가 급등했던 제주은행이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제주은행과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는 "사실 무근"이라며 해명 공시를 내놨다.
4거래일 만에 80% 넘게 치솟은 주가
제주은행이 최근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두나무의 지분투자와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소문이 돌자 4거래일 만에 주가가 80% 넘게 치솟았으나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 공시에 전날에만 20% 넘게 떨어졌다.제주은행 주가가 들썩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에도 네이버 인수설이 돌아 주가가 들썩였고, 이후 넥슨 인수설이 불거지며 단기 투자가 몰리기도 했다. 이번에도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주가를 띄운 것.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은행 종목토론방에선 손실을 봤다는 소액주주들의 글이 넘친다.
제주은행과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가 해당 소문에 대한 해명 공시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전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02년 제주은행을 인수한 뒤 현재 지분 75%를 보유 중이다. 이들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에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주 들어 개인들은 제주은행 주식을 29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전환, 가능성 없나?
사실 금융지주사들은 디지털 혁신이란 대과제에 직면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나 전환에 고심하고 있다. 정통 은행의 한계점 극복을 위한 대안책 찾기는 대다수가 갖고 있는 고민이다. 이번에 제주은행의 전환설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하지만 금융업계에선 제주은행 등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직 문화가 무거운 대형 은행사들 입장에선 인터넷전문은행 경쟁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 금융지주 내 디지털전환(DT) 실무 부서에서도 '경쟁력이 없다'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A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대형 은행들도 자체 모바일 뱅킹앱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디지털뱅킹 채널을 만드는 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자칫 그룹 내에서 애매한 사업체(인터넷전문은행)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의 실무 관계자는 "제주은행을 비롯해 몸집이 있는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점포 정리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당국에서 라이선스를 추가로 준다면 금융지주 차원에선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굳이 돈(서버 확장 등)을 쓰면서까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전환이 무조건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대표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도 출범 직후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초기 단계에서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매년 2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나던 제주은행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두지 않은 채 앱과 인터넷 등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영업하는 은행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고객 접점이 온라인 말고는 없기 때문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 사실 여부는?
이번 제주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 전환설처럼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현혹돼서도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격언처럼 전해지는 이야기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말이 있다. 주식시장에서 들리는 소문을 토대로 주식을 매수했다가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하면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주식 상승 재료는 현실화되는 순간 '매도 타이밍'이라는 얘기다.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담은 사설정보지인 '지라시'가 가짜뉴스로 둔갑하는 일이 생기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조회공시는 상장사의 주요 경영사항과 관련된 풍문 또는 보도가 있을 경우, 한국거래소가 사실관계에 관한 확인을 요청하는 제도다.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2002년 도입됐다.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기업은 보통 1일 이내에 답변 공시를 해야 한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