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이 16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업들의 업종도 일부에 집중된 데다 8년째 변함이 없어 한국의 주력 산업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일 발표한 ‘2022 포천 글로벌 500 기업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136개를 보유했다. 이어 미국(124개) 일본(47개) 독일(28개) 프랑스(25개) 영국(18개) 한국(16개) 등의 순이었다. 500대 기업을 한 곳이라도 배출한 국가는 33개국이었다.

이들 기업의 국가별 매출은 미국이 11조2000억달러로, 기업 수가 가장 많은 중국(11조달러)을 앞섰다. 한국 16개 기업의 매출은 9962억달러로 기업 수와 마찬가지로 일곱 번째였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한화 KB금융 삼성생명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SK 한국전력 GS칼텍스 포스코 삼성물산 CJ LG화학 등이었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 분야는 글로벌 500이 분류한 21개 업종에서 8개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전자·반도체, 금융, 자동차, 에너지 등 4대 업종에 12개 기업이 몰렸다. 미래 업종으로 각광받는 우주항공과 헬스케어 통신 등의 업종에서 한국 기업은 없었다. 19개 업종에 글로벌 500 기업을 배출한 미국과 대조된다. 중국(15개) 일본·프랑스(각 13개) 독일(11개) 등도 10개 업종을 웃돌았다.

특히 한국 기업이 진출한 업종 수는 글로벌 500이 업종별 분류를 시작한 2015년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2015년에도 한국은 8개 업종에 진출했으며, 매년 6~8개 업종을 유지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높은 수준의 규제로 기존 산업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됐고 신산업 분야에서 성공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기업의 차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