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 전문가들이 작년에 내놨던 올해 주가 예측이 14년 만에 가장 큰 차이로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는 21일(현지시간)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월가 전략가들이 1년 전 예측한 올해 말의 S&P500지수가 현재 실제 지수보다 40%가량 과대평가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작년 이맘때 예측한 S&P500 평균값은 5264.51이다. 그러나 이날 종가 기준으로 S&P500은 3878.44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타격이 심각했던 2008년에는 S&P500 예측치가 실제보다 92% 초과했다. 40%가량의 격차는 그때 이후로 가장 큰 수준이다.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고강도 코로나19 봉쇄정책 등 예상하기 어려웠던 변수가 많았던 것이 예측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4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와 이를 잡기 위한 미 중앙은행(Fed)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도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내년 말 평균 S&P500 예상치는 4031이다. 21일 종가 기준으로 5%가 채 안 되는 상승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UBS, 바클레이스 등은 S&P500지수가 4000포인트 아래에서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실업률 상승 등이 이어져 주가를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도이체방크, 오펜하이머, 제퍼리스, JP모간 등은 내년에 올해보다 10% 이상 상승한 수준에서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증시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강세론자와 약세론자의 증시 전망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로 알려진 톰 리 펀드스트랫 창업자는 내년 S&P500지수 전망치를 4750으로 제시했다. 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결국 완화돼 증시가 랠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크리스 세넥 울프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CIS)는 내년 경기 침체 영향으로 S&P500지수가 2500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