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에 따른 계약자 배당금 추정액을 회계상 ‘자본’이 아니라 ‘부채’로 분류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5조~15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자본으로 분류할 수 없어 외형상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단독] "삼성생명 계약자 배당금은 부채"
다만 삼성전자 주식을 미래에 팔지 않을 주식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허용해 주식 매각 부담은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부터 삼성전자 지분 평가이익 가운데 나중에 유배당 보험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계약자 지분 조정)을 부채로 분류하도록 감독규정 개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내년부터 당국 지침상 유배당 보험 계약자 배당금을 자본으로 분류하게 돼 있었지만, 삼성생명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주주 몫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어 부채로 분류 가능한지를 질의했다. 이에 금감원은 재논의 끝에 계약자 지분 조정은 부채 표시가 적법하다고 결론냈다.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전략적 보유 목적(미래에 팔지 않을 주식)으로 분류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주식(매각 차익)을 원천으로 한 계약자 배당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원칙상 이를 회계상 ‘자본’으로 보는 게 IFRS17 원칙에 더 부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지훈/이인혁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