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벽면 222m에 초대형 전시
영화 인터스텔라 한 장면처럼
빛으로 우주선과 시공간 표현
![](https://img.hankyung.com/photo/202212/AA.32190428.1.jpg)
비슷한 장면이 서울 을지로7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재연되고 있다. 서울시가 내년 1월 1일까지 DDP 서쪽 벽면을 무대로 펼치는 초대형 미디어아트 쇼 ‘서울라이트’(사진)다. ‘우주적 삶’이라는 올해 주제에 맞춰 엔자임, 자이언트스텝 등 여러 미디어 아티스트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 저녁 7시에 222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곡선형 미디어 파사드(건물의 정면 외벽) DDP 벽면은 캔버스가 된다. 하이라이트는 3개 파트로 구성된 메인 쇼 ‘랑데-부’다. 빠르게 흘러가는 빛을 통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여정의 시작’(자이언트스텝), 우주 비행사가 행성과 성운 사이를 유영하는 모습을 담은 ‘유니버셜 트래블러’(엔자임), 캐릭터 헬로맨이 다양한 행성을 탐험하며 친구를 만드는 여정을 그린 ‘헬로맨: 하트 비트’(범민)까지. 평면 스크린이 아닌 곡선의 벽에 흐르는 빛은 우주 한가운데 떠 있는 느낌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DDP라는 거대한 공간에 걸맞은 작품을 준비하는 건 작가들에게도 도전이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품을 만든 엔자임 작가는 “DDP처럼 큰 화면을 AI를 활용해 채우려면 현재 가장 좋은 컴퓨터로도 턱없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여 작은 영상을 만든 뒤 해상도를 높이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작품이 달리 보이는 것도 서울라이트의 묘미다. 크리스마스 시즌(12월 22~25일)에 특별 진행하는 스티키몬스터랩의 ‘SML 크리스마스’는 각각의 캐릭터가 합주를 통해 재즈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방향마다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지철 자이언트스텝 대표는 “DDP는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장 큰 스크린”이라며 “관람객들이 우주의 몇 십만분의 1이라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