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꺾였다. 뉴욕증시가 되살아난 경기침체 공포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99포인트(1.05%) 내린 33,027.49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05포인트(1.45%) 떨어진 3,822.3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3.25포인트(2.18%) 급락한 10,476.12를 각각 기록했다.

이틀간 반등하던 주요지수는 이날 일제히 내렸다. 탄탄한 경제지표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정책에 명분을 줄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를 기록해 1분기(-1.6%), 2분기(-0.6%) 역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3분기 성장률은 지난달 나온 잠정치인 2.9%도 웃돌았다.

고강도 긴축에도 소비·고용지표는 여전히 강했다. 개인소비지출은 기존 1.7% 증가에서 2.3% 증가로 상향됐다. 소비지출은 지난 2분기엔 2.0% 늘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21만6000건 늘어 22만2000건 증가했을 것이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컨퍼런스의 경기선행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대장주 마이크론의 실적 악화도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황 부진에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액이 4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급감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은 1억95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마이크론이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7년 만이다.

마이크론은 실적 악화 속 직원 10%를 해고하는 대규모 감원 계획도 내놨다. 이 여파에 마이크론 주가는 간밤 3.4% 떨어졌다. 엔비디아(-7.04%), 램 리서치(-8.65%), AMD(-5.64%) 등 다른 반도체주도 줄줄이 급락했다. 반도체주의 부진에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또한 4.3% 급락했다.

테슬라는 8.8% 폭락했다. 미국에서 일부 모델 가격을 낮춰 팔자 시장이 이를 전기차 수요 둔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다. 이 밖에 아마존(-3.43%), 마이크로소프트(-2.55%), 애플(-2.38%) 등 다른 기술주 역시 크게 흔들렸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재량소비재(-2.59%) 기술(-2.5%) 에너지(-2.31%) 순으로 낙폭이 컸다.

CNBC방송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12월 들어서만 5% 넘게 빠졌다. S&P500지수는 7% 이상, 나스닥지수는 9% 이상 각각 하락세를 띄고 있다. 이대로라면 3대 지수가 2008년 이후 최악의 연간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증시는 오는 26일 크리스마스 연휴를 기념해 휴장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