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주택매수인, 실거주이유로 임차인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나(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건물인도 판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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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주택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예외사유 중 “임대인의 실거주”와 관련한 논란이 극심하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계약갱신 요구 등)
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8.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더구나, 임대차만기 무렵 임대목적물인 주택이 매각되면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는데, 법시행 직후 국토교통부는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를 할 때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권해석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기존 임대인에 대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행사된 후 소유권 이전받은 매수인은 본인의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거절할 수 없게 된다. 계약갱신요구권이 행사될 당시의 임대인은 “실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없으며, 매수인은 비록 실거주의사가 있더라도 계약갱신요구 당시의 임대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갱신요구를 거절할 지위(자격)가 없기 때문이다. 하급심 판결들도 같은 해석인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최근 대법원은 위 유권해석과 정반대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건물인도]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정00은 2019. 3. 6. 김00로부터 그 소유의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차기간을 2019. 4. 15.부터 2021. 4. 14.까지로 정하여 임차하였고(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피고들은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2020. 7. 5. 김00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하고 2020. 10. 30.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피고 정00은 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되어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 한다) 제6조의3에 따라 2020. 10. 5.부터 같은 달 20.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김00에게 ‘임대차기간 만료 후 임대차기간을 2년 연장하여 거주하고자 계약갱신을 청구한다’는 취지의 임대차계약갱신 요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김00는 피고 정00에게 갱신을 거절하는 답신을 하였고, 2020. 10. 15. 내용증명우편으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였고, 원고들이 실제 거주하여야 되기 때문에 임대차를 갱신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로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 정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당시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하여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임대인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고, 임대인인 김00는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여 자신이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할 예정이 아니었으므로, 원고들이나 김00는 위 규정을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또한 주택임대차법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도입한 취지, 계약갱신요구권의 법적 성질,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9호가 보충적 일반조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과 같은 사안을 위 제9호가 정한 ‘그 밖에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주택임대차법 제6조, 제6조의3 등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계,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 따라 계약갱신을 요구하였더라도, 임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전단에서 정한 기간 내라면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에 따라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고 한다는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임차주택의 양수인도 그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위 갱신거절 기간 내에 위 제8호에 따른 갱신거절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주택임대차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신설하여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서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 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단서에서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제8호)를 비롯하여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제1호 내지 제9호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임대차법의 취지는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하여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
2)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의 문언, 계약갱신요구권과 갱신거절권의 관계, 계약갱신제도의 통일적 해석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각 호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임대인은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전단에서 정한 기간에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위 각 호의 사유가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 후에 발생한 때에도 임대인은 위 기간 내라면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
3)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가 정한 ‘임대인’을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만으로 제한하여 해석하기 어렵고, 구 임대인이 갱신거절 기간 내에 실거주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면 그 기간 내에 실거주가 필요한 새로운 임대인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기간 내에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위 제8호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피고 정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의 기간인 2020. 10. 16. 김00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하였을 당시 김00는 이미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였고, 김00는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전에 계약갱신에 동의하는 등의 통지를 하지 않고 오히려 곧바로 매수인인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고 한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의 거절을 통지하였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직후 피고 정00에게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기 위해 계약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2)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들이 피고 정00의 계약갱신 요구 이후에 김00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양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사실이 확인되는 이상,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원고들이 위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는 것인지, 구 주택임대차법(2020. 6. 9. 법률 제17363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전단에서 정한 기간 내에 자신들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원고들 주장의 당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임대인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계약갱신 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만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의 계약갱신 거절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개정된 주택임대차법 시행 전에 이 사건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이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하고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였으므로 피고 정00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상고이유에는 이러한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 결과, 실거주 목적으로 임차인있는 주택을 매매할 경우 거래가 매우 간명해지게 되었다. 임대차를 승계해야하는 양수인의 자격에서 종전 임대인과 완전히 동일하게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전 국토부 유권해석하에서, 안전한 갱신거절을 위해서는 임대차계약 만료 6개월 전에 이전등기를 마쳐야만 했던 것과 대비될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계약갱신 요구 등)
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8.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더구나, 임대차만기 무렵 임대목적물인 주택이 매각되면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는데, 법시행 직후 국토교통부는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를 할 때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권해석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기존 임대인에 대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행사된 후 소유권 이전받은 매수인은 본인의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거절할 수 없게 된다. 계약갱신요구권이 행사될 당시의 임대인은 “실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없으며, 매수인은 비록 실거주의사가 있더라도 계약갱신요구 당시의 임대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갱신요구를 거절할 지위(자격)가 없기 때문이다. 하급심 판결들도 같은 해석인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최근 대법원은 위 유권해석과 정반대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건물인도]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정00은 2019. 3. 6. 김00로부터 그 소유의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차기간을 2019. 4. 15.부터 2021. 4. 14.까지로 정하여 임차하였고(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피고들은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2020. 7. 5. 김00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하고 2020. 10. 30. 각 1/2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피고 정00은 2020. 7. 31. 법률 제17470호로 개정되어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 한다) 제6조의3에 따라 2020. 10. 5.부터 같은 달 20.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김00에게 ‘임대차기간 만료 후 임대차기간을 2년 연장하여 거주하고자 계약갱신을 청구한다’는 취지의 임대차계약갱신 요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김00는 피고 정00에게 갱신을 거절하는 답신을 하였고, 2020. 10. 15. 내용증명우편으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였고, 원고들이 실제 거주하여야 되기 때문에 임대차를 갱신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로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 정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당시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하여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임대인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고, 임대인인 김00는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여 자신이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할 예정이 아니었으므로, 원고들이나 김00는 위 규정을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또한 주택임대차법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도입한 취지, 계약갱신요구권의 법적 성질,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9호가 보충적 일반조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과 같은 사안을 위 제9호가 정한 ‘그 밖에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주택임대차법 제6조, 제6조의3 등 관련 규정의 내용과 체계,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 따라 계약갱신을 요구하였더라도, 임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전단에서 정한 기간 내라면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에 따라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고 한다는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같은 법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임차주택의 양수인도 그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위 갱신거절 기간 내에 위 제8호에 따른 갱신거절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주택임대차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신설하여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서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 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단서에서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제8호)를 비롯하여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제1호 내지 제9호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임대차법의 취지는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하여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
2)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의 문언, 계약갱신요구권과 갱신거절권의 관계, 계약갱신제도의 통일적 해석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각 호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임대인은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전단에서 정한 기간에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렇다면 위 각 호의 사유가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 후에 발생한 때에도 임대인은 위 기간 내라면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다.
3)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가 정한 ‘임대인’을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만으로 제한하여 해석하기 어렵고, 구 임대인이 갱신거절 기간 내에 실거주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면 그 기간 내에 실거주가 필요한 새로운 임대인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기간 내에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양수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위 제8호 사유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피고 정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의 기간인 2020. 10. 16. 김00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하였을 당시 김00는 이미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였고, 김00는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전에 계약갱신에 동의하는 등의 통지를 하지 않고 오히려 곧바로 매수인인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고 한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의 거절을 통지하였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직후 피고 정00에게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기 위해 계약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2)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들이 피고 정00의 계약갱신 요구 이후에 김00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양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사실이 확인되는 이상,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원고들이 위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는 것인지, 구 주택임대차법(2020. 6. 9. 법률 제17363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전단에서 정한 기간 내에 자신들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원고들 주장의 당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임대인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계약갱신 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만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의 계약갱신 거절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개정된 주택임대차법 시행 전에 이 사건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이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를 매수하고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였으므로 피고 정00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상고이유에는 이러한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 결과, 실거주 목적으로 임차인있는 주택을 매매할 경우 거래가 매우 간명해지게 되었다. 임대차를 승계해야하는 양수인의 자격에서 종전 임대인과 완전히 동일하게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전 국토부 유권해석하에서, 안전한 갱신거절을 위해서는 임대차계약 만료 6개월 전에 이전등기를 마쳐야만 했던 것과 대비될 수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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