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네 번째), 팜민찐 베트남 총리(세 번째) 등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네 번째), 팜민찐 베트남 총리(세 번째) 등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이 스마트폰 해외 핵심 생산기지인 베트남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를 준공했다.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3일 “이 회장이 이날 하노이 THT 지구에서 열린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행사엔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사장) 등 삼성 경영진과 팜민찐 베트남 총리 등이 참석했다.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세운 베트남 최초의 종합 연구소다. 지상 16층~지하 3층의 대규모 시설로 2200여 명의 연구원이 근무한다. 센터는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개발한다.

삼성은 1989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6개 생산법인, 1개 판매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은 스마트폰, 네트워크 통신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이다.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은 삼성전자 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삼성은 베트남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총수출액(3363억달러)에서 삼성이 담당한 비중은 약 20%(654억달러)에 달한다.

R&D센터 준공엔 베트남을 생산기지 이상의 명실상부한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삼성 R&D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선 이 회장이 현지 고위급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후부터 현지 고위 인사들과 교류하며 베트남 사업을 챙겼다. 준공일을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인 지난 22일 바로 다음날로 잡은 것도 R&D센터를 ‘한·베트남 경제협력의 증표’로 삼기 위해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