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군인공제회 신임 이사장에 정재관 전 국방부 국제협력관(63·사진)이 내정됐다. 김유근 전 이사장이 지난 7월 사직서를 제출한 뒤 6개월여 만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최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인사들이 참석하는 군인공제회 대의원회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임관해 국방부 국회협력관, 국제협력관 등을 지냈다. 조만간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내년 1월 2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군인과 군무원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1984년 설립된 군인공제회는 국내 대표 기관투자가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14조3673억원에 달한다. 공제회 가운데 교직원공제회(52조7798), 지방 행정공제회(20조5705억원)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설립 당시 운용자산은 224억원이었다. 2000년 2조원을 넘어섰고 2017년 1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개발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1년 말 기준 전체 자산의 48.2%를 대체·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운용자산은 1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군인공제회는 이사장 취임 후 부동산 자산을 총괄하는 건설투자부문 이사(최고투자책임자·CIO) 인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군인공제회는 다른 연기금·공제회와 달리 금융투자 CIO와 건설투자 CIO를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건설투자 CIO는 군인공제회의 부동산 자산(3조6500억원)을 관리하는 자리다. 주로 건설업계 출신이 임명돼 왔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내부 출신 인사를 기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위기관리를 위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