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소송 갔던 콘텐츠 사용료 협상, 올해 '무사 통과' 이유는 [선한결의 I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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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고질적 갈등 '콘텐츠 사용료'
올해는 별 충돌 없이 마무리
각 사 ‘공급처이자 수요처’ 전환 영향
올해는 별 충돌 없이 마무리
각 사 ‘공급처이자 수요처’ 전환 영향
올해 인터넷TV(IPTV) 3사와 국내 최대 콘텐츠 제공기업(CP) CJ ENM간 방송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별 파열음 없이 마무리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업체간 소송, '블랙아웃(방송 송출중단)' 등 전례 없는 충돌이 잇따른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습니다. 업계에선 올들어 IPTV와 CP,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시장이 대거 재편되면서 각 사가 사용료 ‘피아 식별’을 하는 게 별 의미가 없어진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IPTV 콘텐츠 사용료는 매년 IPTV 기업이 그 해 방영한 콘텐츠에 대해 CP 기업과 협상하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콘텐츠를 먼저 방영하고, 대가는 나중에 정산하는 ‘선공급 후정산’ 구조입니다. 아직까지는 콘텐츠 정산을 두고 뚜렷한 기준이 없어 양 측 기업간 협상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몇년간은 이 과정에서 IPTV와 CP간 대립각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작년 6월엔 양 측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방송 송출이 끊기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tv에서 CJ ENM 채널 10개 실시간 방송이 중단된 겁니다. IPTV 서비스 기업과 CJ ENM간 갈등이 블랙아웃으로 연결된 최초 사례였습니다.
이후 작년 8월엔 CJ ENM이 LG유플러스에 IPTV 복수 셋톱박스에 쓴 콘텐츠 값 10년치를 물어내라며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걸기도 했습니다. 강호성 당시 CJ ENM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콘텐츠값 인상을 공식 요구하기도 했고요.
업계에선 올들어 IPTV와 CP,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시장이 대거 재편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젠 콘텐츠 공급과 송출을 두고 ‘피아 식별’을 하는 게 별 의미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어느 한 쪽이 콘텐츠를 제작·공급하고, 다른 쪽은 콘텐츠를 송출하기만 하는 단순 구도가 깨진 게 큰 이유입니다. 각 기업들이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KT가 콘텐츠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공동제작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CP인 CJ ENM은 자체 OTT 티빙을 운영하면서 콘텐츠를 송출하고, 넷플릭스 등에도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두번째 이유도 나옵니다. 업계 각 사가 콘텐츠 공급사 겸 방영 송출사를 자처하면서 ‘대박 작품’이 한 곳에서만 나오지 않게 됐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환승연애2, SNL코리아시즌2, 나는SOLO 등 올해 화제를 모은 콘텐츠는 제작사 계열과 송출 채널·플랫폼 등이 제각각입니다. 최근 인기인 ‘재벌집 막내아들’은 게임기업 컴투스 계열사 래몽래인이 제작했습니다. 이전처럼 ‘시청률 명가’로 꼽히는 특정 CP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다보니 각 사가 협상 줄다리기만 할 이유도 없어졌습니다.
덮어놓고 투자를 이어가는 ‘치킨 게임’ 이후 시장이 일부 재편된 영향도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새로운 갈등거리로 부상했던 OTT 플랫폼 콘텐츠 사용료 문제가 특히 그렇습니다. 작년 국내 OTT 시장은 1위 넷플릭스에 이어 티빙(CJ ENM), 웨이브(SK텔레콤+지상파 3사), 시즌(KT), 유플러스모바일(LG유플러스), 왓챠 등이 있었습니다. 이중 올해 말까지 시장에 건재한 건 사실상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셋 뿐입니다.
KT와 CJ ENM은 CJ ENM 계열 티빙이 KT 계열 시즌을 인수하면서 갈등거리가 사라졌습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CJ ENM 계열 실시간 채널을 삭제한 이후 이들 채널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고 있고요. LG유플러스는 올들어 다른 OTT 플랫폼과 경쟁이 아니라 공존·활용하겠다는 기조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내놓은 티빙 제휴 요금제가 그 방증입니다.
콘텐츠 값 기준이 나오기 전엔 언제든 협상 파행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값 산정 기준의 큰 틀이 없다면 또 시청자를 볼모로 한 소모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작년엔 소송까지, 올해는 ‘조용’
25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각각 이달 중 CJ ENM과 올해분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한 IPTV 기업 관계자는 “아직 도장을 찍지 않았을 뿐 사실상 협상이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기업 관계자들도 “이달 중 협상이 별일없이 마무리 될 전망”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IPTV 콘텐츠 사용료는 매년 IPTV 기업이 그 해 방영한 콘텐츠에 대해 CP 기업과 협상하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콘텐츠를 먼저 방영하고, 대가는 나중에 정산하는 ‘선공급 후정산’ 구조입니다. 아직까지는 콘텐츠 정산을 두고 뚜렷한 기준이 없어 양 측 기업간 협상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몇년간은 이 과정에서 IPTV와 CP간 대립각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작년 6월엔 양 측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방송 송출이 끊기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LG유플러스의 모바일tv에서 CJ ENM 채널 10개 실시간 방송이 중단된 겁니다. IPTV 서비스 기업과 CJ ENM간 갈등이 블랙아웃으로 연결된 최초 사례였습니다.
이후 작년 8월엔 CJ ENM이 LG유플러스에 IPTV 복수 셋톱박스에 쓴 콘텐츠 값 10년치를 물어내라며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걸기도 했습니다. 강호성 당시 CJ ENM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콘텐츠값 인상을 공식 요구하기도 했고요.
올들어 시장 재편 영향 커
하지만 올해는 양측간 큰 충돌이 없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도 협상이 치열했지만, 예전만큼 평행선을 달리진 않았다”는 게 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업계에선 올들어 IPTV와 CP,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시장이 대거 재편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젠 콘텐츠 공급과 송출을 두고 ‘피아 식별’을 하는 게 별 의미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어느 한 쪽이 콘텐츠를 제작·공급하고, 다른 쪽은 콘텐츠를 송출하기만 하는 단순 구도가 깨진 게 큰 이유입니다. 각 기업들이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KT가 콘텐츠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공동제작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CP인 CJ ENM은 자체 OTT 티빙을 운영하면서 콘텐츠를 송출하고, 넷플릭스 등에도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두번째 이유도 나옵니다. 업계 각 사가 콘텐츠 공급사 겸 방영 송출사를 자처하면서 ‘대박 작품’이 한 곳에서만 나오지 않게 됐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환승연애2, SNL코리아시즌2, 나는SOLO 등 올해 화제를 모은 콘텐츠는 제작사 계열과 송출 채널·플랫폼 등이 제각각입니다. 최근 인기인 ‘재벌집 막내아들’은 게임기업 컴투스 계열사 래몽래인이 제작했습니다. 이전처럼 ‘시청률 명가’로 꼽히는 특정 CP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다보니 각 사가 협상 줄다리기만 할 이유도 없어졌습니다.
덮어놓고 투자를 이어가는 ‘치킨 게임’ 이후 시장이 일부 재편된 영향도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새로운 갈등거리로 부상했던 OTT 플랫폼 콘텐츠 사용료 문제가 특히 그렇습니다. 작년 국내 OTT 시장은 1위 넷플릭스에 이어 티빙(CJ ENM), 웨이브(SK텔레콤+지상파 3사), 시즌(KT), 유플러스모바일(LG유플러스), 왓챠 등이 있었습니다. 이중 올해 말까지 시장에 건재한 건 사실상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셋 뿐입니다.
KT와 CJ ENM은 CJ ENM 계열 티빙이 KT 계열 시즌을 인수하면서 갈등거리가 사라졌습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CJ ENM 계열 실시간 채널을 삭제한 이후 이들 채널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고 있고요. LG유플러스는 올들어 다른 OTT 플랫폼과 경쟁이 아니라 공존·활용하겠다는 기조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내놓은 티빙 제휴 요금제가 그 방증입니다.
“기준 나오기 전엔 갈등 불씨 여전”
하지만 콘텐츠 이용료 다툼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 정부가 마련 중인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안이 큰 관건이라서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당초 연내 콘텐츠 이용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게 목표였는데요. 업계 곳곳에서 각기 불만을 표하면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엔 당초 예정됐던 유료방송업계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 실무급 회의가 불발되기도 했습니다.콘텐츠 값 기준이 나오기 전엔 언제든 협상 파행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값 산정 기준의 큰 틀이 없다면 또 시청자를 볼모로 한 소모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