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용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핵심 기술을 보유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바텍은 한국 치의학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한 업체로 불린다.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등 세계적 수준의 치과의료 장비를 선도적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김선범 바텍 대표는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은 반세기 가까이 업력을 쌓은 유럽·미국산 제품이 장악해 진입이 쉽지 않았다”며 “‘덴츠플라이 시로나’ ‘플란메카’와 같은 쟁쟁한 북미·유럽 기업과의 경쟁에서 아시아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바텍은 충치·발치 치료부터 임플란트·교정에 쓰이는 고가 장비까지 다양한 엑스레이 진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2010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치과용 CT 점유율 50%를 넘어서면서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을 제쳤다. 국내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100여 개국에 진출해 해외 매출 비중이 약 91%다. 북미와 유럽 매출이 각각 24.9%, 29.7%로 고루 분산돼 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2차원(2D)과 3차원(3D) CT 영상을 한 대의 기기로 촬영할 수 있는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를 개발했다. 2013년부터는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한 저선량 CT를 선보였다. 김 대표는 “저선량 CT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선량에 대한 기준이 매우 엄격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바텍의 저선량 제품인 ‘그린엑스’는 기존 제품보다 최대 75% 더 낮은 선량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이 제품의 핵심 부품인 디텍터(치아 내부를 살펴보는 센서), 제너레이터(엑스레이 발생장치), 소프트웨어(SW) 등의 핵심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세계 치과 의료기기 기업 중 디텍터, 제너레이터, SW를 모두 자체 소화할 수 있는 기업은 바텍이 유일하다. 또 영상 노이즈와 왜곡은 SW로 자동 조정해 진료에 최적화된 영상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촬영 시간은 2.9초에 불과하다. 다른 제품이 24초가량 소요되는 데 비해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바텍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8.7%, 109.6% 증가한 3390억원과 66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917억원(전년 대비 20.0% 증가), 영업이익 577억원(13.7% 증가)을 올렸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