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이 내년 상반기에 미국 자동차업체와 대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는다. 제너럴모터스(GM)에 이은 두 번째 초대형 계약이다. 북미산 배터리 광물·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북미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그룹은 미국 자동차업체들과 양극재 공급 협상을 잇달아 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업체 이름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한의 포스코아메리카 법인장도 지난 1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IRA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의 몸이 달아 있는 상황”이라며 “북미 자동차 회사를 비롯한 여러 배터리 회사와 긴밀하게 (공급 계약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케미칼은 GM과 지난 5월 80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에 하이니켈 양극재 합작공장인 ‘얼티엄캠’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 양대 자동차업체인 포드와도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9월 한국을 찾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만나 양극재 공급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부터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을 40% 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미국 정부로부터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을 수 있어서다. IRA의 영향으로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위상도 높아졌다. 일각에선 ‘IRA가 배터리 소재 업체를 갑(甲)으로 만들어주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북미 지역에 배터리 광물 투자를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2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를 위해 북미 지역에 연 2만t 규모의 염호(鹽湖) 리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GM과의 양극재 합작공장을 짓고 있는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에 광물 제련과 가공, 리사이클 등 배터리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을 한데 모은 ‘배터리타운’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