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셉트파마슈티컬스가 ‘오칼리바’(성분명 오베티콜산)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상용화에 재도전한다. 오칼리바는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은 약물이다.

인터셉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오칼리바의 NASH 신약허가신청서(NDA)를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FDA가 이번 NDA를 접수할 경우 처방의약품허가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검토 기간이 6개월인 ‘2등급 재제출(Class 2 resubmission)’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칼리바는 한때 세계 최초의 NASH 치료제 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20년 FDA는 인터셉트의 오칼리바 NASH 신약 신청을 거절했다. 효능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인터셉트는 추가 시험을 진행했지만 올 9월, 최종적으로 ‘1차 효능지표 미충족’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번 NDA 재제출을 위해 인터셉트는 오칼리바의 적응증을 NASH로 인한 간섬유증으로 변경했다. 오칼리바가 간섬유증 임상(REGENERATE)에서는 효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REGENERATE 임상은 간 섬유증 환자 91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시험에서 오칼리바 25mg는 NASH 증상 악화 없이 간 섬유증을 최소 1단계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간 효소 수치 및 간 경직도 점수도 모두 용량의존적 개선을 보였다. 안전성 및 내약성도 확인됐다.

앞서 미국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레스메티롬’ NASH 3상 성공에 이어 이번 인터셉트의 재도전 소식까지 더해지며 NASH 시장에도 다시 불이 붙고 있다.

NASH는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간에 과도한 양의 지방이 축적돼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미국 성인의 약 1.5~6.5%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간 손상이 심해지면 간 조직이 딱딱해지는 섬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진행성 섬유증은 간암 등을 유발한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NASH로 인한 간 섬유증 치료제는 없다. 치료를 위해서는 식이요법이나 간 이식 등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도 NASH 치료제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일제약은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 갈메드파마슈티컬스의 ‘아람콜’ 임상 3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람콜은 지난 5월 오픈 라벨(공개) 임상 3상 중간결과 발표에서 NASH로 인한 간섬유증을 일부 개선했다.

한미약품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HM15211)의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FDA는 2020년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신속심사(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일동제약은 미국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