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야놀자를 꿈꾼다…관광 스타트업 6인의 '뚝심'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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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한국관광공사 공동기획
여행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는 많은 스타트업에 위기의 순간을 가져다줬습니다. 하지만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 관광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제2의 야놀자를 꿈꾸며 말이죠. 2022년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센터 우수기업으로 선발된 관광 스타트업들인 캠핑톡, 교육여행연구소, 펭귄오션레저, 플랫포스, 웰키아이앤씨, 와이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뚝심'의 관광 스타트업 대표 6인을 한경 긱스(Geeks)가 만나봤습니다.
'착한' 캠핑 플랫폼 만든 베테랑 영업맨 "반값 수수료…앞으로도 안올릴 것"
△ 최종석 캠핑톡 대표
요즘 스타트업의 성장 공식과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곳이 있다. 사업성을 먼저 검증한 뒤 투자를 받겠다는 마음으로 자금 유치를 지금껏 미뤄왔다. ‘반값 수수료’를 내걸면서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도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공언했다. 최종석 캠핑톡 대표 얘기다.
최 대표는 “40대 중반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2018년 캠핑톡을 설립한 이후 어느새 50대가 됐는데 욕 먹어 가면서까지 사업하고 싶지 않다”며 “캠핑장 사장님들과 함께 크는 ‘착한 플랫폼’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캠핑톡은 지역, 테마, 주요 부대시설 등 조건을 검색하면 원하는 날짜에 최적의 제휴 캠핑장을 쉽게 찾아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법인 설립 전에는 50만 명의 캠퍼 회원이 있는 캠핑 전문 커뮤니티였다. 성장 한계에 부딪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캠핑톡을 최 대표가 인수해 2018년 4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캠핑톡은 네이버의 예약 대행사업으로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로 캠핑 인기가 높아지자 최 대표는 3명의 개발자를 영입하고 자체 앱 개발에 나섰다.
최 대표는 캠핑을 해본 적 없는 ‘캠알못’이었다. 하지만 영업엔 자신 있었다. 그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통신회사 텔코인에서 제휴사업 총괄만 13년을 한 베테랑이었다. 최 대표는 캠핑장 영업을 전담하며 전국 450개 캠핑장과 제휴를 맺었다. 2018년 17억원이던 캠핑톡의 거래액은 올해 29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국내에 있는 캠핑장은 3000곳 정도다. 그중 캠핑톡은 450개의 글램핑캐러밴, 오토캠핑장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캠핑 예약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캠핑톡은 사업 초기 반값 수수료를 내세웠다. 최 대표는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슈퍼 앱이 된 대형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높이는 바람에 제휴 점주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를 옆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수료를 올리면 수익이 늘어날 것 같지만 결국에는 이탈하는 캠핑장이 나오면서 제 살 깎기가 될 것”이라며 “내 이익을 위해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그동안 캠핑장 사장님들에게 한 약속을 어기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캠핑톡의 내년 목표는 직영 캠핑장 개설이다. 캠핑톡의 직영 캠핑장은 최 대표가 강조하는 ‘착한 플랫폼’의 시험 무대다.
그는 “플랫폼은 제휴 숙박업체의 매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 상권에 들어가서 직영 사업을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경쟁’이 되고 만다”며 “캠핑톡은 인구 소멸 지역, 폐교 등에 직영 캠핑장을 세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왜 선생님들이 수학여행 계획을 짤까요?"…빈틈 노렸다
△이용찬 교육여행연구소 대표
"교사들은 여행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수학여행 계획은 교사들의 몫이었죠. 관행적으로 특정 여행사에 일감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빈틈을 발견했죠."
이용찬 교육여행연구소 대표는 "교육 여행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창업 3년 차인 이 회사는 데이터 기반 교육 여행 중개 플랫폼인 '스쿨트립'을 내놨다. 전국 1만2000개 초·중·고교와 관련 기업, 관광업체 등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수학여행부터 일일 견학, 현장 체험학습, 수련회 등 다양한 교육 여행이 대상이다. 교사가 견학코스 등을 안내받으면 간단한 신청 양식을 작성한 뒤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 여행 콘텐츠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교사들이 해야 했던 번거로운 여행 기획 과정을 간소화한 게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한다. 스쿨트립 플랫폼 안에서 정해진 양식에 맞춰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파편화돼 있던 정보를 한데 모으고, 투명하게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여행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투어를 거쳤다. 업계에 몸담으면서 든 생각은 명료했다. 트립닷컴이나 익스피디아 같은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여행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공룡들도 여행업에 언제든지 발을 담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런 상황이 온다면 여행업계에도 전문성과 특수성을 가진 버티컬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 같았고, 그중 디지털 전환이 가장 더뎠던 분야가 교육 여행"이라고 말했다
교육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박정주 공동대표와 함께 학교 현장에 찾아가 선생님들을 한명씩 면담했다. 기존 교육 여행 시장이 관행적으로 '알음알음'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업체들이 학교 대상 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교육 여행 시장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한창 팬데믹이 이어지던 시기였지만 굴하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DMZ 지역, 인천 개항장, 일본 후쿠오카 지역 등을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랜선 수학여행' 상품을 기획했다. 예상 밖의 히트였다. "코로나19 덕분에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교육 여행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회사는 초·중·고교 교육 여행 시장을 연간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는 등 교육 과정이 개편되면서 다양한 체험활동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내년까지 5000개 이상 학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들 학교에 교육 여행 일정과 파트너 매칭 견적 서비스를 제공해 학교 데이터 3만 건 이상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방학 에듀캉스(교육+바캉스의 합성어) 상품들을 개발·공급해 사업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
이 대표는 "10년 뒤엔 해외 학생들의 국내 여행, 국내 학생들의 해외여행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청소년 여행 서비스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가 전화위복…자율주행 해양 관광사업으로 도약 준비
△김자우 펭귄오션레저 대표
"창업이란 게 어려워요.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국내 유일한 해양 관광용 선박 제조회사 펭귄오션레저의 김자우 대표는 창업 이후 지난 8년 시간을 돌아보며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전환을 앞두고 있던 몰디브 해양 수중관광 사업은 코로나19(신종바이러스 감염증)가 터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매출은 15분의 1토막 났고, 직원들은 연봉 40%가 깎이며 버텼다. 인고의 시간은 끝이 났다. 펭귄오션레저는 자율주행 배 해양관광 사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 기간 중 다른 데로 눈 돌리지 않고 국책 연구과제 용역으로 버티길 잘했다"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과제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기반 친환경 레저 보트'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로주행기능 및 충돌 방지 기능을 갖춘 친환경 보트' 개발과제에 선정됐다. 조만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배를 활용한 해양 관광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014년 에이치엘비(HLB)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펭귄오션레저는 반잠수식 모터보트 '펭귄'을 개발해 몰디브에서 운영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인 설계부터 AS까지 펭귄오션레저 인력이 담당하고, 선박 위탁생산(OEM)은 HLB의 울산공장에서 맡는다.
김 대표는 "배는 속도가 빨라야 하고 럭셔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우리가 만든 펭귄은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수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펭귄오션레저는 해양관광 맞춤형 배를 제조하는 국내 유일한 회사"라며 "잠수함과 선상 구조가 같이 있어 스노클링과 다이빙, 선상 파티를 모두 할 수 있는 게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해외 6개국에 펭귄을 수출했다. 코로나 여파로 해외 사업의 발목이 묶이면서 국내 사업이 버팀목이 됐다. 2019년 제주 조천읍 함덕에서 펭귄잠수함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는 씨워커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고 있다. 다이빙 체험과 선상에서 물고기 먹이 주는 체험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제주 선박 이용자 수는 지난해 6000명에서 올해는 1만1000명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조선소 프로젝트매니저를 거쳐 현대요트로 이직한 김 대표는 36세에 사내벤처를 창업해 어느새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지금도 그냥 대기업에 다니고 있으면 와이프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면서도 "계획대로 일이 안 될 때마다 초기 멤버들이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펭귄오션레저는 2014년 5월 분사하면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진출하고자 했지만 여러 어려움으로 사업에 실패하였다. 그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몰디브에 진출했지만, 이번엔 배가 반파되고 말았다. 김 대표는 "거의 한 달간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했지만 끝내 못 고쳤다"며 "그때 일로 맷집이 세져서인지 아직도 포기 안 하고 계속 사업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후 몰디브 해상관광상품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며 매해 제휴 리조트를 한 곳씩 늘려나가며 성장했다. 2019년 몰디브 현지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 1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로 또다시 위기가 왔다.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준비 중이던 몰디브 공항 전면광고와 몰디브 박람회 참가는 중단됐다. 김 대표는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상황이 1년을 넘기면서 2021년엔 직원 연봉 40%를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일당백을 하던 직원들이 하나둘 떠났지만 버텨야만 했다"고 했다.
코로나는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국내 사업과 연구개발 과제 용역을 맡으며 버틴 회사는 자율주행 배 기술력을 확보하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양관광 맞춤형 배를 자체 개발하면서 여행 서비스를 접목한 해양 종합여행사가 되는 게 목표"라며 "세부 오키나와 칸쿤 등 해외에서도 해양 관광상품을 개발해 배와 여행상품을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네 카페 사장님도 1시간 만에 기프티콘 만들 수 있어요"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
"누구나 1시간 안에 기프티콘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공짜로 말입니다."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는 "세계 유일의 해외 전송 가능한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문을 연 플랫포스는 관광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인 '폰기프트'를 운영하고 있다. 폰기프트는 국내에선 유일한 클라우드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을 지향한다. 오랜 시간과 번거로운 과정, 많은 개발 비용이 들었던 기존의 모바일 상품권 발행 과정을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신 대표는 "통상 모바일 상품권 시스템을 만드는 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과 3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폰기프트는 상품권을 판매하는 서버와 제작하는 서버를 클라우드로 연동한 게 핵심이다. 통상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할 땐 식당 등 업체가 상품권 발행사에 상품 정보를 전달하고, 발행사는 이를 수작업으로 변환한 후 카카오와 같은 대형 판매 채널에 일일이 등록해야 했다. 이 과정은 비용이 들고 번거로워 대형 브랜드만이 직접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플랫포스는 생각의 전환을 이용했다. 클라우드 모바일 상품권 시스템을 아예 업체에게 제공해 업체 스스로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하고 원하는 채널에 노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초기 비용을 없애고 시스템도 경량화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기술적인 강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게 신 대표의 말이다. 그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무작위의 숫자 배열을 활용한 덕분에 해킹과 같은 보안 문제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있다"며 "260여 개의 모듈화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해 브랜드와 서버 간 연동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인터넷 태동기던 1990년대 중반부터 웹과 커머스 생태계에 몸담았다. 대우그룹에 재직하면서 그룹 최초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기획했고,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적용한 대우자동차 쇼핑몰도 출시했다. 이후에는 옥션에서 B2C 사업 총괄을 맡았고, 야후로 옮긴 뒤엔 검색 광고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옥션과 야후엔 대기업보다는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이 많았다"며 "이 때부터 커머스 시장에서 대기업에 맞서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SSG(옛 신세계몰)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그가 맡은 일이 모바일 상품권 개발이었다. 소셜 쇼핑 서비스 '해피바이러스'를 기획했다. 신세계그룹의 상품들과 거래처의 상품들을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전환해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 대표는 모바일 상품권을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이런 고민은 창업으로 이어졌고, 플랫포스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점에서 회사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돕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이후 점차 큰 기업들도 모두 폰기프트 플랫폼을 쓰게 만드는 게 목표다. 신 대표는 "국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15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 중 10%를 점유해 15조원 이상을 폰기프트의 것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폰기프트는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오는 데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태생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만큼 세계에서 유일한 '호환 가능한' 플랫폼이 되겠다"고 했다. 내 집 앞에 이런 곳이?…"숨겨진 관광 명소 찾아드립니다"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
"국내에도 숨겨진 관광지가 많이 있거든요. 여행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 플랫폼이 될 겁니다."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는 "전 세계의 '로컬 트래블' 상품이 여행 산업의 주역이 되게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웰키아이앤씨는 지역 여행 상품 전문 오픈마켓인 '모디'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모디는 지역 여행 상품 공급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개인이나 사업자가 관광 상품을 등록하면 이용자는 앱 안에서 이를 고른 뒤 예약·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등록 대상이 되는 여행 상품은 단순 관광지 방문 뿐만 아니라 캠핑이나 맛집 탐방, 집 앞 산책 등으로 다양한 게 특징이다. 현재 500여 개 상품이 등록돼 있는데, 당근마켓처럼 지역에서 사람들을 이어주는 일종의 '하이퍼 로컬' 커뮤니티로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모디의 경쟁력으로 여행 상품 공급자가 겪었던 기존의 불편함을 해결했다는 점을 꼽았다. 모디에선 상품 예약과 결제 뿐만 아니라 홍보나 정산 등의 업무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앱 내 채팅 기능을 통한 고객 상담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는 "공공 채널을 이용하면 홍보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이것이 판매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포털 등 민간 채널을 이용하자니 광고비 경쟁 때문에 영세 업체가 살아남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외국계 정보기술(IT)회사에 다니던 그는 과거 국내외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짬을 내 지역 곳곳의 명소를 다녔다. 알려지지 않은 맛집과 명소가 많았지만, 현지 인맥이 없는 한 그런 곳을 발굴해내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김 대표는 "어느 날 이란에 갔는데,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모르는 현지인을 통해 차를 얻어 타고 1박2일 동안 실크로드의 곳곳을 다닌 적이 있다"며 "이런 특별한 경험을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중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도 이런 숨겨진 명소가 많다고 했다. 이를테면 경기도 안성에 있는 풍산개마을엔 캠핑 공간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대여 프로그램 '캠핑크닉'이 있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모디 플랫폼에 입점한 뒤 홍보를 통해 예약 건수가 30% 이상 늘어났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웰키아이앤씨는 모디 외에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나 앱 개발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수익성을 갖춘 덕분에 모디 입점 사업자에겐 카드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그는 모디를 통해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게 목표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트래블' 전문 오픈마켓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관광 상품이 있다면 모디에 가입해 이를 널리 알리고 판매하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 주변 모든 환경이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는 방법…"SNS 여행후기 시장은 와이리가 잡는다"
△김범석·김동현 와이리 공동대표
"소셜미디어(SNS)에 여행 후기를 남기는 누구라도 와이리에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구독자 자 1만명 이하)'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행 인플루언서 플랫폼 '와이리'의 김범석(오른쪽)·김동현 공동대표는 "SNS에 여행 후기를 남기는 모두가 와이리의 잠재 고객이자 활동 인플루언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와이리는 여행 인플루언서와 마케팅이 필요한 여행숙박업체를 중개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숙박·여행 상품을 90%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이용할 수 있고, 여행업체는 별도의 수수료 없이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15학번 동기인 두 대표는 올해 초 와이리를 설립했다. 여행 유튜버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김범석 대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유통 과정이 비효율적이라고 느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유통과정을 단순화한 솔루션을 사업화하기로 결심한 그는 지난해 김동현 대표에게 공동 창업을 제안했다. 김동현 대표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분석하면, 김범석 대표가 이를 여행 플랫폼에 활용해 상품을 기획하며 역할을 분담한다.
와이리가 초기에 집중한 것은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1만명 이상의 '미들급' 인플루언서다. 제휴 여행업체에 만족스러운 마케팅 홍보 효과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김범석 대표는 "와이리에서 여행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기 위한 최소 요건은 일일 방문자 수 2000명 이상,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1만명 이상"이라며 "현재 600명가량의 인플루언서가 와이리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깃 시장이 작았다. 김동현 대표는 "와이리는 여행 인플루언서는 전국 3만명가량으로 시장 자체가 크지 않고, 이중 와이리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수는 더 적다는 점에 파고들었다"며 "와이리에서 활동할 여행 인플루언서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는 인플루언서도 '자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성장형 인플루언서'다. SNS를 활용하는 누구라도 와이리를 통해 여행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와이리를 통해 예약할 경우 본인의 SNS에 후기를 올리는 조건으로 숙박 및 여행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김동현 대표는 "폭넓은 인플루언서가 와이리에서 활동하고, SNS에 여행 후기를 남기는 이용 고객들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 플랫폼 업계는 마이리얼트립, 야놀자, 여기어때, 프립 등이 선두 주자로 꼽힌다. 후발주자인 와이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김범석 대표는 "우리의 차별점은 SNS 이용 후기"라며 "SNS에 여행 후기를 올리는 고객 시장만큼은 와이리가 선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와이리는 단순히 예약 대행에 그치는 게 아니라 SNS 이용 후기라는 '콘텐츠'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온라인 여행사(OTA) 대비 가격협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리는 직원 평균 나이 29세의 젊은 스타트업답게 MZ 세대를 겨냥한 여행상품 개발에 집중한다.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서핑투어, 글램핑에 이어 스키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와이리의 시그니처 여행상품을 홍보하게 할 방침이다.
허란/김종우 기자 why@hankyung.com
△ 최종석 캠핑톡 대표
요즘 스타트업의 성장 공식과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곳이 있다. 사업성을 먼저 검증한 뒤 투자를 받겠다는 마음으로 자금 유치를 지금껏 미뤄왔다. ‘반값 수수료’를 내걸면서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도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공언했다. 최종석 캠핑톡 대표 얘기다.
최 대표는 “40대 중반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2018년 캠핑톡을 설립한 이후 어느새 50대가 됐는데 욕 먹어 가면서까지 사업하고 싶지 않다”며 “캠핑장 사장님들과 함께 크는 ‘착한 플랫폼’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캠핑톡은 지역, 테마, 주요 부대시설 등 조건을 검색하면 원하는 날짜에 최적의 제휴 캠핑장을 쉽게 찾아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법인 설립 전에는 50만 명의 캠퍼 회원이 있는 캠핑 전문 커뮤니티였다. 성장 한계에 부딪혀 시장에 매물로 나온 캠핑톡을 최 대표가 인수해 2018년 4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캠핑톡은 네이버의 예약 대행사업으로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세로 캠핑 인기가 높아지자 최 대표는 3명의 개발자를 영입하고 자체 앱 개발에 나섰다.
최 대표는 캠핑을 해본 적 없는 ‘캠알못’이었다. 하지만 영업엔 자신 있었다. 그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통신회사 텔코인에서 제휴사업 총괄만 13년을 한 베테랑이었다. 최 대표는 캠핑장 영업을 전담하며 전국 450개 캠핑장과 제휴를 맺었다. 2018년 17억원이던 캠핑톡의 거래액은 올해 29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국내에 있는 캠핑장은 3000곳 정도다. 그중 캠핑톡은 450개의 글램핑캐러밴, 오토캠핑장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캠핑 예약 플랫폼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캠핑톡은 사업 초기 반값 수수료를 내세웠다. 최 대표는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슈퍼 앱이 된 대형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높이는 바람에 제휴 점주들의 불만을 사는 경우를 옆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수료를 올리면 수익이 늘어날 것 같지만 결국에는 이탈하는 캠핑장이 나오면서 제 살 깎기가 될 것”이라며 “내 이익을 위해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그동안 캠핑장 사장님들에게 한 약속을 어기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캠핑톡의 내년 목표는 직영 캠핑장 개설이다. 캠핑톡의 직영 캠핑장은 최 대표가 강조하는 ‘착한 플랫폼’의 시험 무대다.
그는 “플랫폼은 제휴 숙박업체의 매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핵심 상권에 들어가서 직영 사업을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경쟁’이 되고 만다”며 “캠핑톡은 인구 소멸 지역, 폐교 등에 직영 캠핑장을 세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왜 선생님들이 수학여행 계획을 짤까요?"…빈틈 노렸다
△이용찬 교육여행연구소 대표
"교사들은 여행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수학여행 계획은 교사들의 몫이었죠. 관행적으로 특정 여행사에 일감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빈틈을 발견했죠."
이용찬 교육여행연구소 대표는 "교육 여행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창업 3년 차인 이 회사는 데이터 기반 교육 여행 중개 플랫폼인 '스쿨트립'을 내놨다. 전국 1만2000개 초·중·고교와 관련 기업, 관광업체 등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수학여행부터 일일 견학, 현장 체험학습, 수련회 등 다양한 교육 여행이 대상이다. 교사가 견학코스 등을 안내받으면 간단한 신청 양식을 작성한 뒤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 여행 콘텐츠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교사들이 해야 했던 번거로운 여행 기획 과정을 간소화한 게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한다. 스쿨트립 플랫폼 안에서 정해진 양식에 맞춰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파편화돼 있던 정보를 한데 모으고, 투명하게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여행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투어를 거쳤다. 업계에 몸담으면서 든 생각은 명료했다. 트립닷컴이나 익스피디아 같은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여행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공룡들도 여행업에 언제든지 발을 담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런 상황이 온다면 여행업계에도 전문성과 특수성을 가진 버티컬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 같았고, 그중 디지털 전환이 가장 더뎠던 분야가 교육 여행"이라고 말했다
교육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박정주 공동대표와 함께 학교 현장에 찾아가 선생님들을 한명씩 면담했다. 기존 교육 여행 시장이 관행적으로 '알음알음'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업체들이 학교 대상 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교육 여행 시장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한창 팬데믹이 이어지던 시기였지만 굴하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DMZ 지역, 인천 개항장, 일본 후쿠오카 지역 등을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랜선 수학여행' 상품을 기획했다. 예상 밖의 히트였다. "코로나19 덕분에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교육 여행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회사는 초·중·고교 교육 여행 시장을 연간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는 등 교육 과정이 개편되면서 다양한 체험활동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내년까지 5000개 이상 학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들 학교에 교육 여행 일정과 파트너 매칭 견적 서비스를 제공해 학교 데이터 3만 건 이상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방학 에듀캉스(교육+바캉스의 합성어) 상품들을 개발·공급해 사업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
이 대표는 "10년 뒤엔 해외 학생들의 국내 여행, 국내 학생들의 해외여행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청소년 여행 서비스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가 전화위복…자율주행 해양 관광사업으로 도약 준비
△김자우 펭귄오션레저 대표
"창업이란 게 어려워요.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국내 유일한 해양 관광용 선박 제조회사 펭귄오션레저의 김자우 대표는 창업 이후 지난 8년 시간을 돌아보며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전환을 앞두고 있던 몰디브 해양 수중관광 사업은 코로나19(신종바이러스 감염증)가 터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매출은 15분의 1토막 났고, 직원들은 연봉 40%가 깎이며 버텼다. 인고의 시간은 끝이 났다. 펭귄오션레저는 자율주행 배 해양관광 사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 기간 중 다른 데로 눈 돌리지 않고 국책 연구과제 용역으로 버티길 잘했다"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과제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기반 친환경 레저 보트'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로주행기능 및 충돌 방지 기능을 갖춘 친환경 보트' 개발과제에 선정됐다. 조만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배를 활용한 해양 관광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014년 에이치엘비(HLB)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펭귄오션레저는 반잠수식 모터보트 '펭귄'을 개발해 몰디브에서 운영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인 설계부터 AS까지 펭귄오션레저 인력이 담당하고, 선박 위탁생산(OEM)은 HLB의 울산공장에서 맡는다.
김 대표는 "배는 속도가 빨라야 하고 럭셔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우리가 만든 펭귄은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수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펭귄오션레저는 해양관광 맞춤형 배를 제조하는 국내 유일한 회사"라며 "잠수함과 선상 구조가 같이 있어 스노클링과 다이빙, 선상 파티를 모두 할 수 있는 게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해외 6개국에 펭귄을 수출했다. 코로나 여파로 해외 사업의 발목이 묶이면서 국내 사업이 버팀목이 됐다. 2019년 제주 조천읍 함덕에서 펭귄잠수함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는 씨워커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고 있다. 다이빙 체험과 선상에서 물고기 먹이 주는 체험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제주 선박 이용자 수는 지난해 6000명에서 올해는 1만1000명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조선소 프로젝트매니저를 거쳐 현대요트로 이직한 김 대표는 36세에 사내벤처를 창업해 어느새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지금도 그냥 대기업에 다니고 있으면 와이프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면서도 "계획대로 일이 안 될 때마다 초기 멤버들이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펭귄오션레저는 2014년 5월 분사하면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진출하고자 했지만 여러 어려움으로 사업에 실패하였다. 그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몰디브에 진출했지만, 이번엔 배가 반파되고 말았다. 김 대표는 "거의 한 달간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했지만 끝내 못 고쳤다"며 "그때 일로 맷집이 세져서인지 아직도 포기 안 하고 계속 사업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후 몰디브 해상관광상품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며 매해 제휴 리조트를 한 곳씩 늘려나가며 성장했다. 2019년 몰디브 현지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전체 매출 1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로 또다시 위기가 왔다.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준비 중이던 몰디브 공항 전면광고와 몰디브 박람회 참가는 중단됐다. 김 대표는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상황이 1년을 넘기면서 2021년엔 직원 연봉 40%를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일당백을 하던 직원들이 하나둘 떠났지만 버텨야만 했다"고 했다.
코로나는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국내 사업과 연구개발 과제 용역을 맡으며 버틴 회사는 자율주행 배 기술력을 확보하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양관광 맞춤형 배를 자체 개발하면서 여행 서비스를 접목한 해양 종합여행사가 되는 게 목표"라며 "세부 오키나와 칸쿤 등 해외에서도 해양 관광상품을 개발해 배와 여행상품을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네 카페 사장님도 1시간 만에 기프티콘 만들 수 있어요"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
"누구나 1시간 안에 기프티콘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공짜로 말입니다."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는 "세계 유일의 해외 전송 가능한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문을 연 플랫포스는 관광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인 '폰기프트'를 운영하고 있다. 폰기프트는 국내에선 유일한 클라우드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을 지향한다. 오랜 시간과 번거로운 과정, 많은 개발 비용이 들었던 기존의 모바일 상품권 발행 과정을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신 대표는 "통상 모바일 상품권 시스템을 만드는 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과 3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폰기프트는 상품권을 판매하는 서버와 제작하는 서버를 클라우드로 연동한 게 핵심이다. 통상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할 땐 식당 등 업체가 상품권 발행사에 상품 정보를 전달하고, 발행사는 이를 수작업으로 변환한 후 카카오와 같은 대형 판매 채널에 일일이 등록해야 했다. 이 과정은 비용이 들고 번거로워 대형 브랜드만이 직접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플랫포스는 생각의 전환을 이용했다. 클라우드 모바일 상품권 시스템을 아예 업체에게 제공해 업체 스스로 모바일 상품권을 발행하고 원하는 채널에 노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초기 비용을 없애고 시스템도 경량화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기술적인 강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게 신 대표의 말이다. 그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무작위의 숫자 배열을 활용한 덕분에 해킹과 같은 보안 문제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있다"며 "260여 개의 모듈화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해 브랜드와 서버 간 연동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인터넷 태동기던 1990년대 중반부터 웹과 커머스 생태계에 몸담았다. 대우그룹에 재직하면서 그룹 최초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기획했고,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적용한 대우자동차 쇼핑몰도 출시했다. 이후에는 옥션에서 B2C 사업 총괄을 맡았고, 야후로 옮긴 뒤엔 검색 광고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옥션과 야후엔 대기업보다는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이 많았다"며 "이 때부터 커머스 시장에서 대기업에 맞서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SSG(옛 신세계몰)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서 그가 맡은 일이 모바일 상품권 개발이었다. 소셜 쇼핑 서비스 '해피바이러스'를 기획했다. 신세계그룹의 상품들과 거래처의 상품들을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전환해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 대표는 모바일 상품권을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이런 고민은 창업으로 이어졌고, 플랫포스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점에서 회사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돕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이후 점차 큰 기업들도 모두 폰기프트 플랫폼을 쓰게 만드는 게 목표다. 신 대표는 "국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15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 중 10%를 점유해 15조원 이상을 폰기프트의 것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폰기프트는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오는 데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태생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만큼 세계에서 유일한 '호환 가능한' 플랫폼이 되겠다"고 했다. 내 집 앞에 이런 곳이?…"숨겨진 관광 명소 찾아드립니다"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
"국내에도 숨겨진 관광지가 많이 있거든요. 여행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 플랫폼이 될 겁니다."
김보규 웰키아이앤씨 대표는 "전 세계의 '로컬 트래블' 상품이 여행 산업의 주역이 되게 만드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웰키아이앤씨는 지역 여행 상품 전문 오픈마켓인 '모디'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모디는 지역 여행 상품 공급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개인이나 사업자가 관광 상품을 등록하면 이용자는 앱 안에서 이를 고른 뒤 예약·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등록 대상이 되는 여행 상품은 단순 관광지 방문 뿐만 아니라 캠핑이나 맛집 탐방, 집 앞 산책 등으로 다양한 게 특징이다. 현재 500여 개 상품이 등록돼 있는데, 당근마켓처럼 지역에서 사람들을 이어주는 일종의 '하이퍼 로컬' 커뮤니티로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모디의 경쟁력으로 여행 상품 공급자가 겪었던 기존의 불편함을 해결했다는 점을 꼽았다. 모디에선 상품 예약과 결제 뿐만 아니라 홍보나 정산 등의 업무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앱 내 채팅 기능을 통한 고객 상담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는 "공공 채널을 이용하면 홍보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이것이 판매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포털 등 민간 채널을 이용하자니 광고비 경쟁 때문에 영세 업체가 살아남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외국계 정보기술(IT)회사에 다니던 그는 과거 국내외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짬을 내 지역 곳곳의 명소를 다녔다. 알려지지 않은 맛집과 명소가 많았지만, 현지 인맥이 없는 한 그런 곳을 발굴해내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김 대표는 "어느 날 이란에 갔는데,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모르는 현지인을 통해 차를 얻어 타고 1박2일 동안 실크로드의 곳곳을 다닌 적이 있다"며 "이런 특별한 경험을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중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도 이런 숨겨진 명소가 많다고 했다. 이를테면 경기도 안성에 있는 풍산개마을엔 캠핑 공간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대여 프로그램 '캠핑크닉'이 있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모디 플랫폼에 입점한 뒤 홍보를 통해 예약 건수가 30% 이상 늘어났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웰키아이앤씨는 모디 외에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나 앱 개발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수익성을 갖춘 덕분에 모디 입점 사업자에겐 카드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그는 모디를 통해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게 목표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트래블' 전문 오픈마켓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관광 상품이 있다면 모디에 가입해 이를 널리 알리고 판매하는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 주변 모든 환경이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는 방법…"SNS 여행후기 시장은 와이리가 잡는다"
△김범석·김동현 와이리 공동대표
"소셜미디어(SNS)에 여행 후기를 남기는 누구라도 와이리에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구독자 자 1만명 이하)'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행 인플루언서 플랫폼 '와이리'의 김범석(오른쪽)·김동현 공동대표는 "SNS에 여행 후기를 남기는 모두가 와이리의 잠재 고객이자 활동 인플루언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와이리는 여행 인플루언서와 마케팅이 필요한 여행숙박업체를 중개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숙박·여행 상품을 90%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이용할 수 있고, 여행업체는 별도의 수수료 없이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15학번 동기인 두 대표는 올해 초 와이리를 설립했다. 여행 유튜버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김범석 대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유통 과정이 비효율적이라고 느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유통과정을 단순화한 솔루션을 사업화하기로 결심한 그는 지난해 김동현 대표에게 공동 창업을 제안했다. 김동현 대표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분석하면, 김범석 대표가 이를 여행 플랫폼에 활용해 상품을 기획하며 역할을 분담한다.
와이리가 초기에 집중한 것은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1만명 이상의 '미들급' 인플루언서다. 제휴 여행업체에 만족스러운 마케팅 홍보 효과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김범석 대표는 "와이리에서 여행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기 위한 최소 요건은 일일 방문자 수 2000명 이상,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 1만명 이상"이라며 "현재 600명가량의 인플루언서가 와이리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깃 시장이 작았다. 김동현 대표는 "와이리는 여행 인플루언서는 전국 3만명가량으로 시장 자체가 크지 않고, 이중 와이리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수는 더 적다는 점에 파고들었다"며 "와이리에서 활동할 여행 인플루언서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는 인플루언서도 '자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성장형 인플루언서'다. SNS를 활용하는 누구라도 와이리를 통해 여행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했다. 와이리를 통해 예약할 경우 본인의 SNS에 후기를 올리는 조건으로 숙박 및 여행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김동현 대표는 "폭넓은 인플루언서가 와이리에서 활동하고, SNS에 여행 후기를 남기는 이용 고객들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 플랫폼 업계는 마이리얼트립, 야놀자, 여기어때, 프립 등이 선두 주자로 꼽힌다. 후발주자인 와이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김범석 대표는 "우리의 차별점은 SNS 이용 후기"라며 "SNS에 여행 후기를 올리는 고객 시장만큼은 와이리가 선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와이리는 단순히 예약 대행에 그치는 게 아니라 SNS 이용 후기라는 '콘텐츠'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온라인 여행사(OTA) 대비 가격협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리는 직원 평균 나이 29세의 젊은 스타트업답게 MZ 세대를 겨냥한 여행상품 개발에 집중한다.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서핑투어, 글램핑에 이어 스키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와이리의 시그니처 여행상품을 홍보하게 할 방침이다.
허란/김종우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