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천국'으로 떠오른 포르투갈 마데이라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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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훈종의 알쓸₿잡 <59>
12월 26일 한국경제신문의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코알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주 3회 아침 발행하는 코알라를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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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이라에 비트코인 물결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건 얼마 전이다. 마데이라 대통령인 ‘미구엘 알부케르크’가 올해 4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컨퍼런스 2022’ 무대에 깜짝 등장하여 “나는 미래를 믿으며 비트코인을 믿는다. 마데이라에선 비트코인 매매관련 개인 소득세를 납부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며 시작됐다. 당시 알부케르크 대통령은 마이애미에 위치한 유명 비트코이너인 ‘마이클 세일러’의 저택에도 초대되어 수많은 유명 비트코인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맺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들려오는 전언에 의하면 알부케르크 대통령의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은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마데이라는 포르투갈령으로 유럽연합(EU)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EU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EU는 현재 모든 회원국들에게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도입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으며, 자체적인 가상자산 규제안(Markets in Crypto Assets Regulation, MiCA)을 통해 유럽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비트코인 거래와 송금을 강도높게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채굴이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환경오염을 악화시킨다는 거짓 비판까지 해대는 상황이라, 마데이라가 단시일 내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알부케르크 대통령이 마이애미에 다녀간 후 앞다퉈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시기를 묻는 해외 언론들에게 마데이라 정부 대변인은 “그럴 계획 없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기 2년 전에 엘손테라는 작은 해변 마을에서 ‘비트코인 해변(Bitcoin Beach)’ 운동이 먼저 시작되었듯, 마데이라에서도 민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 ‘마데이라 지역경제 교육 포럼(The Regional Forum of Economic Education, F.R.E.E Madeira)’은 마데이라 현지에 비트코인 유관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에는 베스트셀러 ‘미래의 가격’ 작가인 ‘제프 부스’ 등 유명 비트코인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전 세계에서 유치하기 위해 투자금과 창업공간, 심지어 주거공간까지 지원하고 있다. F.R.E.E Madeira 운동은 돈을 벌기위해 젊은이들이 모두 육지로 떠나고, 해외에서는 은퇴한 노인들만 찾아오는 노후화된 이 섬의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마데이라는 섬나라답게 좀 더 넓은 기회의 땅을 찾아 오래 전에 고향을 떠나 외국에 둥지를 튼 해외 동포가 많다. 현재 주로 미국, 캐나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에 정착해 살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는 2세, 3세를 포함하면 100만명이 넘는 마데이라 출신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미국에서 돈을 벌어 고향으로 보내는 자국민이 은행이나 해외송금 브로커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수수료를 내야하는 것에 부당함을 느꼈기 때문인 만큼, 해외에서 번 돈을 자국으로 송금하는 이주민들의 편의와 수수료 절감을 위해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십분 공감하는 마데이라 정부도 비트코인 카드를 만지작 거릴 수 밖에 없다.
이를 눈치챈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서 비트코인 모임을 위한 공용 공간을 제공하는 비트코인 커먼스(Bitcoin Commons)는 마데이라 진출을 추진하는 중이다. 마데이라가 제 2의 비트코인 해변으로 조명받으며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유튜브 및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이 모여들자, 이들에게 스튜디오를 대여해주고 촬영 및 음향장비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또한 개발 인력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위한 코딩 학원인 비트코인 아카데미(Bitcoin Academy)도 개설할 계획이다.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코드를 배울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제공해 유럽 각지에서 유능한 개발자를 끌어들이고 비트코인 레이어 2, 또는 레이어 3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본토인 포르투갈에서는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인접한 이탈리아나 프랑스와는 달리 암호화폐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과세를 하지 않고있다. 2016년에 정부가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라고 확실히 못박으며 비과세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비트코인 도입은 급물살을 탔다. 포르투갈에는 이미 비트코인으로 전기비와 수도세 등을 납부하는 사람이 꽤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 사용처를 알려주는 ‘코인맵’에 따르면 수도인 리스본에만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상점이 57개나 된다.
이런 환경 덕분에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면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오는 마데이라에 포르투갈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눈을 돌리고 있다. 유명 비트코인 관련 서적을 포르투갈어로 번역하여 출간하는 ‘컨센서스 네트워크’가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마데이라에 지사를 내고 현지에서 직접 비트코인 교육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Synonym’과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위한 크고 작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Aceita Bitcoin’도 마데이라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2월 9일, 비트코인 전문매체 ‘Bitcoin Magazine’은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현재(12월 25일)기준 약 3만 뷰를 기록하고 있는 이 영상은 F.R.E.E Madeira에 참여한 비트코이너들이 마데이라를 방문하여 정부 관계자를 차례대로 만나고 종국에는 대통령과 만나 비트코인 도입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전부 담겨있다. 참고로 이들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이런 행동을 하는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에는 주인도 재단도 없기 때문에 홍보비를 지불할 주체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사비를 털어가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작은 섬나라의 비트코인 도입을 위해 애쓰는 것일까.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해변’도 처음에 ‘마이클 피터슨’이라는 47세 미국인 남성이 아무 댓가도 없이 현지에서 비트코인 도입을 추진하며 시작됐다. 그의 노력을 가상히 여긴 한 익명의 기부자가 그와 엘손테 마을에 약 35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스토리가 언론을 통해 미국에 알려지자 ‘블록스트림’, ‘스트라이크’ 등 미국의 유명 기업들이 엘살바도르에 진출하여 사업을 펼쳤다. 도처에 현금인출기가 설치되었고 상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관광객들에게 비트코인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기업 CEO들과 1년 가까이 미팅을 이어가며 비트코인 도입이 자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연구했다. 그 결과가 바로 2021년 9월에 이뤄진 세계최초 법정화폐 도입이다.
지금 마데이라에서 비트코인 도입을 위해 열심히 뛰고있는 사람들은 같은 역사를 다시 한번 반복하려 하고있다. 옛말에 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쉽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미 엘살바도르라는 첫번째 타자가 나왔기 때문에 두번째, 세번째, 그리고 그 다음 타자까지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 비트코인은 그래서 특별하다. 그것을 만든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사용자들이 알아서 더 널리 퍼뜨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니 말이다.
1년 중 300일 내내 뜨거운 태양이 빛나는 아름다운 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태어난 고향. 친근하고 따뜻하기로 유명한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까지 느낄 수 있는 마데이라. 그곳에서 비트코인으로 스타벅스를 사먹을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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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이라 제도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을 이끌었던 ‘비트코인 해변(Bitcoin Beach)’이 유럽에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마데이라 제도(이하 마데이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마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많겠지만 마데이라는 예전부터 유럽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포르투갈령이지만 오히려 포르투갈에서는 1000km나 떨어져있는 반면 아프리카 대륙과의 거리는 500km로 더 가깝다. 푸른 대서양 바다색과 잘 어울리는 주황색 지붕과 흰색 벽을 가진 예쁜 집들이 즐비한 이곳은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북유럽 사람들이 집을 한 채씩 사놓고 휴가때마다 즐겨 찾는 대표 휴양지다. 우리나라 돈 1억 원이면 좋은 주택 한 채를 사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꿀 수 있기 때문에,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싶은 외국인 고소득층에게 인기가 많다. 때문에 수도인 푼샬 시내에서는 부동산 공인중개소 사무실과 중국어로 써놓은 안내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마데이라는 또한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이기도 하다. 푼샬 항구에 서있는 커다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동상은 당당하게 바다를 내려다보며 해마다 마데이라를 찾는 140만명의 여행객들을 반기고 있다.마데이라에 비트코인 물결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건 얼마 전이다. 마데이라 대통령인 ‘미구엘 알부케르크’가 올해 4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컨퍼런스 2022’ 무대에 깜짝 등장하여 “나는 미래를 믿으며 비트코인을 믿는다. 마데이라에선 비트코인 매매관련 개인 소득세를 납부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며 시작됐다. 당시 알부케르크 대통령은 마이애미에 위치한 유명 비트코이너인 ‘마이클 세일러’의 저택에도 초대되어 수많은 유명 비트코인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맺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들려오는 전언에 의하면 알부케르크 대통령의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은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마데이라는 포르투갈령으로 유럽연합(EU)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EU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EU는 현재 모든 회원국들에게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도입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으며, 자체적인 가상자산 규제안(Markets in Crypto Assets Regulation, MiCA)을 통해 유럽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비트코인 거래와 송금을 강도높게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채굴이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환경오염을 악화시킨다는 거짓 비판까지 해대는 상황이라, 마데이라가 단시일 내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알부케르크 대통령이 마이애미에 다녀간 후 앞다퉈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시기를 묻는 해외 언론들에게 마데이라 정부 대변인은 “그럴 계획 없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마데이라와 엘살바도르의 공통점
그렇다면 마데이라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은 대통령 혼자만의 바람으로 끝나고 말까? 물론 내년에 공개될 MiCA 법안의 전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원래 돈은 역사적으로 중앙정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자유의지에 의해 정해져왔다. 비트코인의 국가단위 도입 가능성을 얘기할때 우리는 규제 만능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 적어도 민주주의 시스템을 받아들여 정착시킨 국가라면 민의를 거스르는 규제는 시민들에게 거부당할 뿐만 아니라 정권 교체의 단초가 되기까지 한다는 점을 잘 알고있을 것이다. 지금은 유럽 정치권에서 ‘자금세탁’, ‘테러리즘’, ‘환경오염’ 등의 자극적인 아젠다로 비트코인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만, 비트코인을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날수록 곧 정치는 민의를 따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기 2년 전에 엘손테라는 작은 해변 마을에서 ‘비트코인 해변(Bitcoin Beach)’ 운동이 먼저 시작되었듯, 마데이라에서도 민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 ‘마데이라 지역경제 교육 포럼(The Regional Forum of Economic Education, F.R.E.E Madeira)’은 마데이라 현지에 비트코인 유관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에는 베스트셀러 ‘미래의 가격’ 작가인 ‘제프 부스’ 등 유명 비트코인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전 세계에서 유치하기 위해 투자금과 창업공간, 심지어 주거공간까지 지원하고 있다. F.R.E.E Madeira 운동은 돈을 벌기위해 젊은이들이 모두 육지로 떠나고, 해외에서는 은퇴한 노인들만 찾아오는 노후화된 이 섬의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마데이라는 섬나라답게 좀 더 넓은 기회의 땅을 찾아 오래 전에 고향을 떠나 외국에 둥지를 튼 해외 동포가 많다. 현재 주로 미국, 캐나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에 정착해 살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는 2세, 3세를 포함하면 100만명이 넘는 마데이라 출신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미국에서 돈을 벌어 고향으로 보내는 자국민이 은행이나 해외송금 브로커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수수료를 내야하는 것에 부당함을 느꼈기 때문인 만큼, 해외에서 번 돈을 자국으로 송금하는 이주민들의 편의와 수수료 절감을 위해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십분 공감하는 마데이라 정부도 비트코인 카드를 만지작 거릴 수 밖에 없다.
이를 눈치챈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서 비트코인 모임을 위한 공용 공간을 제공하는 비트코인 커먼스(Bitcoin Commons)는 마데이라 진출을 추진하는 중이다. 마데이라가 제 2의 비트코인 해변으로 조명받으며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유튜브 및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이 모여들자, 이들에게 스튜디오를 대여해주고 촬영 및 음향장비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또한 개발 인력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위한 코딩 학원인 비트코인 아카데미(Bitcoin Academy)도 개설할 계획이다.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코드를 배울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제공해 유럽 각지에서 유능한 개발자를 끌어들이고 비트코인 레이어 2, 또는 레이어 3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다.
비트코인, 마데이라에서 화폐가 될 수 있을까
물론 마데이라의 비트코인 도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 수도인 푼샬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상점은 천천히 늘어나고는 있기는 하나 여전히 손에 꼽는다. EU의 감시를 받는 탓에 정부가 나서서 상인들에게 비트코인 결제를 받도록 장려하기도 어렵다. 현지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보편화되지 않으면 마데이라를 제 2의 엘살바도르를 만들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아무래도 불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대부분의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희망은 있다. 본토인 포르투갈에서는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인접한 이탈리아나 프랑스와는 달리 암호화폐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과세를 하지 않고있다. 2016년에 정부가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라고 확실히 못박으며 비과세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비트코인 도입은 급물살을 탔다. 포르투갈에는 이미 비트코인으로 전기비와 수도세 등을 납부하는 사람이 꽤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 사용처를 알려주는 ‘코인맵’에 따르면 수도인 리스본에만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상점이 57개나 된다.
이런 환경 덕분에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면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오는 마데이라에 포르투갈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눈을 돌리고 있다. 유명 비트코인 관련 서적을 포르투갈어로 번역하여 출간하는 ‘컨센서스 네트워크’가 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마데이라에 지사를 내고 현지에서 직접 비트코인 교육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Synonym’과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위한 크고 작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Aceita Bitcoin’도 마데이라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2월 9일, 비트코인 전문매체 ‘Bitcoin Magazine’은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현재(12월 25일)기준 약 3만 뷰를 기록하고 있는 이 영상은 F.R.E.E Madeira에 참여한 비트코이너들이 마데이라를 방문하여 정부 관계자를 차례대로 만나고 종국에는 대통령과 만나 비트코인 도입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전부 담겨있다. 참고로 이들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이런 행동을 하는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에는 주인도 재단도 없기 때문에 홍보비를 지불할 주체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사비를 털어가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작은 섬나라의 비트코인 도입을 위해 애쓰는 것일까.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해변’도 처음에 ‘마이클 피터슨’이라는 47세 미국인 남성이 아무 댓가도 없이 현지에서 비트코인 도입을 추진하며 시작됐다. 그의 노력을 가상히 여긴 한 익명의 기부자가 그와 엘손테 마을에 약 35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스토리가 언론을 통해 미국에 알려지자 ‘블록스트림’, ‘스트라이크’ 등 미국의 유명 기업들이 엘살바도르에 진출하여 사업을 펼쳤다. 도처에 현금인출기가 설치되었고 상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관광객들에게 비트코인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기업 CEO들과 1년 가까이 미팅을 이어가며 비트코인 도입이 자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연구했다. 그 결과가 바로 2021년 9월에 이뤄진 세계최초 법정화폐 도입이다.
지금 마데이라에서 비트코인 도입을 위해 열심히 뛰고있는 사람들은 같은 역사를 다시 한번 반복하려 하고있다. 옛말에 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쉽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미 엘살바도르라는 첫번째 타자가 나왔기 때문에 두번째, 세번째, 그리고 그 다음 타자까지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 비트코인은 그래서 특별하다. 그것을 만든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사용자들이 알아서 더 널리 퍼뜨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니 말이다.
1년 중 300일 내내 뜨거운 태양이 빛나는 아름다운 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태어난 고향. 친근하고 따뜻하기로 유명한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까지 느낄 수 있는 마데이라. 그곳에서 비트코인으로 스타벅스를 사먹을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해 보자.
백훈종 샌드뱅크 COO는…▶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자 "웹3.0 사용설명서"의 저자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