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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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진영(J.Y. Park)이 4일간 단독 콘서트를 펼치며 60세 기념 공연을 향한 특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박진영은 지난 22~25일 나흘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공연 '그루브 백(GROOVE BACK)'을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2019년 '박진영 콘서트 NO.1 X 50' 이후 3년여 만에 열린 공연으로 기대를 모았다. 박진영은 "지난 3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 여러분의 표정을 바라보며 노래하고 춤추는 게 무엇보다 소중하다. 가수는 이렇게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없다면 공연을 못한다. 제게 와주셔서 무척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공연명 '그루브 백'처럼 관객 안에 꿈틀대는 무언가를 깨우기 위해 매 순간을 하이라이트로 가득 채웠다.

◆ "마이 네임 이즈 JYP"…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감각과 관록

이번 콘서트는 무대를 크게 감싸는 듯한 피라미드형 구조에 밴드가 자리해 마치 관객이 거대한 라이브 라운지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웅장한 인트로와 함께 등장한 박진영은 무대를 천천히 누비며 존재감을 확인했고, 그루브 파티 시작을 알렸다.

역대급 히트곡 '어머님이 누구니(Feat. 제시)', '그녀는 예뻤다'로 댄스 감각을 자극한 데 이어 '업타운 펑크(Uptown Funk, Feat. Bruno Mars)'와 '그루브 백(Feat. 개코)'으로 관객의 흥을 높였다. 가요계 대표 댄스 가수이자 프듀듀서답게 제대로 된 그루브를 준비한 그는 '난 여자가 있는데', '나로 바꾸자(duet with JYP)', '니가 사는 그집'은 물론 김건모의 '첫사랑'에 '날 떠나지마'까지 영원한 딴따라의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줬다.

악기를 통한 그루브도 매력이 넘쳐흘렀다. 베이스, 기타, 건반, 드럼, 코러스 등 세션 사운드를 하나하나 짚어 들려준 박진영은 한국인의 정서를 읽은 깜짝 무대 송대관의 '네박자'를 부르기도 했다. 여기에 쉴 틈 없이 '웬 위 디스코(When We Disco, Duet with 선미)', 원더걸스 '노바디(Nobody)', '허니(Honey)'를 선보였다.

자신의 음악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준 아티스트로 마이클 잭슨, 퀸시 존스, 프린스를 비롯해 엘비스 프레슬리 역시 특별한 영감을 줬다고 밝힌 박진영.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케 하는 복장을 갖춰 입고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서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펄럭이는 나팔바지에 현란한 스텝을 밟으며 '하운드 독(Hound Dog)', '돈트 비 크루얼(Don't Be Cruel)', '제일하우스 록(Jailhouse Rock)'을 열창했다.

'청혼가',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 '피버(FEVER, Feat. 수퍼비, BIBI), '스윙 베이비(Swing Baby)' 무대에서는 떼춤과 떼창이 장관을 이뤘다.

◆ 박진영 "살아가는 데 '버티는 힘' 주는 공연"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진영은 4일 연속 단콘을 성료하고 가수로서 의미를 찾았다. 29년 동안 리빙 레전드 댄스 가수로서 살아가는 이유로 그는 '관객의 발걸음'을 꼽았다.

박진영은 '살아있네'를 가창하기 전, 1994년 데뷔 이래 2022년 지금까지 직접 지켜봤던 가요계 변화와 음악 시장 발전을 말하며 "제 노래 '살아있네' 가사 그대로 레코드판이 카세트테이프가 되고, CD로 다운로드 스트리밍으로 변하는 걸 두 눈으로 지켜봤다. 오래가는 자, 버텨서 살아남는 자가 진정 강한 자라고 생각하기에 오래오래 댄스 가수를 하고 싶었다. 새해 좋은 일만 있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어떤 시간에도 여러분이 살아가시는 데 '버티는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 저를 보고서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힘을 내봐야지'하고 에너지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붉은 산타복을 입고 산타로 변신해 캐럴 '윈터 원더랜드(Winter Wonderland)',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부르며 앙코르를 시작한 박진영은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촛불하나'까지 관객과 함께 노래했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재 앙코르 스테이지에 올라 대표 발라드곡 '너의 뒤에서', '대낮에 한 이별'을 마지막으로 피날레를 완성했다.

◆ "댄스 가수 박진영 환갑 잔치? 오늘부터 딱 10번 남았다"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진영은 4일간 매 공연마다 28곡의 세트리스트를 리얼 라이브로 선보였다.

그는 "이렇게 다시 여러분을 뵙는 날이 와서 너무 기쁘다. 내년 봄이면 데뷔 만 29년이 된다. 하루에 밥을 한 끼만 먹고 2시간씩 운동하고 노래와 피아노 연습을 계속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오늘 와주신 분들이 내년에도 공연장을 찾아와주셨으면 해서다. 제 머릿속은 온통 이 생각뿐"이라며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성공을 해도 제게 공연은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이 값지고, 안 하고는 못 살겠다"고 고백했다.

이어 "제가 지난 시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대 위에서는 속일 수 없고, 제가 그간 어떻게 준비했는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영은 "무언가를 하는데 왜 하는지에 대한 답이 서지 않으면 지치기 마련인데, 저는 20대에 빠르게 성공하면서 사춘기도 늦게 온 것 같았다. 그때 '만 60세까지 댄스 가수를 해보겠다'는 결심이 섰다"며 목표를 밝혔다.

그는 "4일 연속 공연을 한다 했을 땐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여러분 응원 덕에 마지막날까지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다. 제 환갑은 2031년 12월이다. 오늘 공연부터 환갑까지 딱 10번 남았다. 10번 더 와달라.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겠다"면서 "공연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 내년 12월에 만나자"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