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광·휴양지가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방역통제 완화 이후 코로나19 폭풍이 한 차례 지나간 베이징 등 북방지역 사람들이 여행에 나서면서다.

26일 도시쾌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국 대표 휴양지인 하이난성 싼야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은 2만5066명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 5000여 명에 비해 4배로 급증했다. 주말을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보내려는 관광객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진 베이징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다.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셰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1주일 동안 베이징에서 온 관광객의 싼야 지역 호텔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30%, 전주 대비 28% 증가했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호텔 투숙률이 높아졌고, 숙박비도 크게 올랐다. 싼야의 한 호텔 매니저는 “투숙률이 85%에 달해 이달 초에 비해 두 배로 뛰었다”며 “방역 완화로 한 차례 감염을 겪은 사람들이 보복성 여행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400위안이었던 4성급 호텔 하루 숙박비는 700위안으로 급등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더 비싼 가격이다.

관광산업이 주력인 싼야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3년간 중단되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지역이다. 그러나 올해 1~10월 관광객은 1090만 명, 관광수입은 363억위안(약 6조7000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400만 명, 633억위안을 크게 밑돈다.

지난 주말 허난성 카이펑의 유원지가 나들이 인파로 북적이는 등 다른 유명 관광지들도 코로나19 확산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신랑신문이 보도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감염을 우려해 시민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지난주 지하철 이용객은 2019년 대비 70% 수준이며, 상하이와 충칭 등 다른 대도시도 비슷했다. 다만 스탠다드차타드(SC)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제조업 신규 주문이 전월보다 늘어나는 등 일부 개선된 지표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