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과 폭설, 강풍을 동반한 겨울 폭풍이 미국 대부분의 지역을 강타하면서 크리스마스 연휴에 사망자가 속출했다.

25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은 크리스마스 직전부터 시작된 겨울 폭풍으로 이날 저녁까지 미 12개 주에서 최소 46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대 120㎝의 눈이 내린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서는 사망자 16명이 확인돼 현재까지 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뉴욕주 사망자는 모두 18명이다.

CNN방송은 이번 겨울 폭풍으로 지난 한 주간 3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사망자를 30∼34명 수준으로 집계하며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버펄로 시내 일부에서는 눈더미가 최대 3m 높이까지 쌓이면서 일부 주택과 자동차가 눈에 파묻혔다. 이로 인해 구급차와 소방차의 운행도 마비됐다.

마크 폴로네즈 이리카운티 행정수장은 "일부 사망자는 차에서, 일부는 거리의 눈더미 속에서 각각 발견됐다. 이틀 이상 차 안에 갇힌 사람들도 있다"면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50중 추돌사고를 비롯한 교통사고 여러 건과 감전 사고 등으로 10명이 숨졌고, 미주리주와 캔자스주에서도 운전자 4명이 각기 다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버몬트주에서는 한 여성이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맞아 사망했고, 콜로라도주에서는 영하의 날씨 속에 노숙자 1명이 사망했다.

미 중서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평원 일대에서 시작된 이번 겨울 폭풍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항공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인 전날 미국에서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쳐 모두 3488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이날도 2800편 이상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강추위 속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메인주에서 시애틀까지 수십만 가구 및 사업장에서 전력이 끊겼다.

다만,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정전 피해 가구 역시 전날 180만 가구에서 이날 15만 가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이날 오전 미국에서 체감온도 한파(wind chill) 경보가 발령된 지역의 인구는 5500만명에 이른다. 또 미국 전체 인구의 60%에 겨울 폭풍 관련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