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헤리티지 피해자연대, 금융정의연대,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대위 관계자들이 11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헤리티지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헤리티지 피해자연대, 금융정의연대,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대위 관계자들이 11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헤리티지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펀드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에게 원금을 전부 돌려주기로 했다. 다만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계약 취소'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투자금을 돌려주는 '사적 화해' 형태다. 금감원 조정안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보상은 다 하겠다는 뜻이다.

두 증권사는 헤리티지 펀드 일반 투자자에게 원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 분조위에서 6개 증권사·은행이 판매한 헤리티지 펀드 관련 분쟁 조정 신청 6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 두 증권사는 이들 금융회사 중 판매액이 가장 많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한 달여 동안 복수의 법무법인을 통한 법률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심사숙고한 끝에 분조위 조정안은 법리적 이견이 있어 불수용하기로 했다"며 "사적 화해를 통해 높은 수준의 고객 보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분조위가 권고한 계약 취소는 법리적 이견이 있어 투자자로부터 수익증권과 제반권리를 양수하는 사적 합의 방식을 취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계약 취소와 효과가 동일하고 회사로서도 고객 보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라고 했다.

헤리티지 펀드는 2019년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시작으로 환매 중단이 이어진 이른바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상품 중 하나다. 독일의 수도원, 고성 등을 매입해 개발하면 분양 수익과 매각 차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헤리티지 펀드 판매 규모는 4835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3907억원),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 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앞서 현대차증권과 SK증권은 분조위 권고안을 수용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0년 4월 헤리티지 펀드 만기가 연장된 가입자를 대상으로 투자금액의 50%를 가지급한 바 있다. 이번에 사적 화해 방식에 동의한 일반 투자자에게는 원금 전액을 지급하고, 분조위 결정에서 빠진 전문투자자에도 원금의 80% 이상을 주는 사적 화해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으로부터 원금을 돌려받게 될 일반 투자자는 81명, 총 지급액은 126억원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