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콜카타의 한 기차역을 가득 메운 승객들. /사진=연합뉴스 
인도 콜카타의 한 기차역을 가득 메운 승객들. /사진=연합뉴스 
인도에서 지나가는 기차 수를 세면 철도회사에 취업시켜준다고 속여 돈까지 가로챈 황당한 취업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州) 출신 남성 28명이 지난 6∼7월 델리에서 직업 훈련 명목으로 지나가는 기차 수를 세라는 허무맹랑한 임무를 수행한 뒤 돈까지 빼앗기는 취업 사기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인도철도청(IR) 검표원 등으로 채용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최소 20만루피(약 307만원)에서 최대 240만루피(약 3600만원)에 달하는 취업 알선료를 지불했다.

일부는 대출까지 받아 이 돈을 지불했고, 고용에 필요한 과정이라는 말에 한 달간 매일 8시간씩 델리 내 주요 기차역에서 기차가 총 몇 대 지나가는지 기록했다.

피해자와 사기꾼 일당을 중간에서 연결해준 군 간부 출신 남성 서버스와미가 뒤늦게 사기임을 알아채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서버스와미는 경찰 조사에서 "고향 후배들을 위해 일자리를 알아봐 주다가 취업 사기꾼 일당 중 한 명과 접촉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버스와미에 따르면 본인 이름을 시바라만이라고 밝힌 이 사기꾼은 자신을 '장관 및 국회의원과 긴밀한 사이'라고 소개하며 정부 일자리를 찾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서버스와미가 피해자 28명을 일당에 연결해줬고, 시바라만 일당이 '직업 훈련'을 시키면서 발급해준 문서가 허위임이 드러나자 서버스와미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지 경제 범죄 담당 부서는 지난달부터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