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매칭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한 지 1개월 만에 순자산이 약 1조60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ETF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10종의 만기매칭형 채권 ETF에 지난 1개월(11월 21일~12월 23일) 동안 1조6421억원이 유입됐다. 올해 국내 채권형 ETF 순자산은 지난해 대비 3조7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만기매칭형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44%였다.

‘KODEX 23-12 은행채 액티브 ETF’가 5982억원으로 증가세가 가장 컸다.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 액티브 ETF’에도 3728억원이 몰렸다. 두 상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은행채·회사채로 구성됐고 만기가 1년으로 짧다. 상품명에 붙은 숫자는 만기 시점을 나타내는데, ‘23-11’이라고 돼 있으면 만기가 2023년 11월이란 의미다.

‘KODEX 23-12 국고채 액티브 ETF’(1508억원), ‘TIGER 24-10 회사채(A+이상) 액티브 ETF’(1503억원), ‘TIGER 23-12 국공채 액티브 ETF’(1202억원) 등에도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만기매칭형 ETF를 가장 많이 산 것은 기관이었지만, 개인 투자자들도 84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간 800억원이 넘는 개인 투자자의 돈이 채권 상품에 몰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금융시장 상황이 어렵지만 지난달 상장한 만기매칭형 채권 ETF 순자산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은 만기매칭형 ETF를 정기 예·적금 대용으로, 기관은 장외 채권을 대체할 상품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기매칭형 ETF는 상장폐지되는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약속된 이자 수익을 지급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