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의 펼침화음을 타고 첼로 파트가 ‘느리고 장엄하게(안단테 마에스토소)’ G장조 하행 선율을 연주하며 시작한다. 플루트와 오보에 등 목관 파트와 제1바이올린이 가세한 관현악 파트가 같은 선율을 각각 반복하며 전반부가 끝난다. 호른의 셋잇단 음표 반주에 맞춘 오보에와 베이스 클라리넷의 애수 어린 중간부 독주에 이어 금관이 본격적으로 가세한다. 오케스트라 총주에 피콜로가 새된 최고음을 내뿜으며 절정에 다다른 음악은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팀파니의 힘찬 타격과 함께 마무리된다.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개별 악기들의 음색을 고루 뽐내면서 다채롭고 유기적으로 구성한 음악만으로도 극적인 감동을 준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