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당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성남FC 사건’ 관련 검찰의 28일 출석 요구에 대해 “당일 출석은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전날 밝힌 이 대표가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27일 오전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GS칼텍스를 방문해 “삶을 위한 일터가 죽음의 장소가 되는 경우가 있어 슬프고 안타깝다”며 “산단에 입주한 기업인들이 어떤 도움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찾고, 가능한 방안이 있다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엔 전남 장흥군에서 전기요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방문하고, 무안군에선 지지자와 당원들을 만났다. 검찰소환이 예정된 28일에는 광주에서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를 예방한 뒤,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 예정이다.

지역 민생투어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한편 검찰 수사에 강경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 대표가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전날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출석 의사를 밝혔다. 여권과 당 일각의 ‘방탄’ 비판을 정면 돌파하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내년 1월 9일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 전후로 출석 날짜를 조율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 대표의 결정을 옹호하며 단일대오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의 출석 결단이 국민의 걱정과 당원의 응원 속에서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 부당한 탄압을 이겨낼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 요구 목소리도 키우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라디오에서 “이태원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건희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