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우리 군 초소(아래)와 북한군 초소가 마주한 모습. 뉴스1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우리 군 초소(아래)와 북한군 초소가 마주한 모습. 뉴스1
우리 군이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사건과 관련,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소형 무인기에 대한 탐지 및 격추 능력 부족도 인정했다.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7일 오후 ‘입장’을 통해 “어제 적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하였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 추적하였으나 격추시키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용 무인기는 우리 탐지·타격 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나, 정찰용 소형 무인기는 3m급 이하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 능력으로는 제한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군의 대비 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전날 북 무인기 격추 실패에 대해 “민가 피해를 우려해 격추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했던 군이 탐지·타격 능력의 부족을 인정한 셈이다.

군은 무인기 대응을 위한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본부장은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군의 대비태세 부족을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첫머리 발언을 통해 북한 무인기와 관련해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전임 정부를 겨냥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2017년부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아주 전무했다”며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 국민들이 잘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치권에선 군 대응을 질타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8년 전에도 이런 침범이 있었는데 왜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는지 검열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병주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 등 국방위 야당 의원들은 “현재 우리 영공이 뚫린 게 전 정권 탓이라고 하는 것이 책임 있는 국군 통수권자의 자세인지 실소가 나올 뿐”이라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김동현/전범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