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국내 초거대 AI 중심 잡을 기관 필요" 조언 정부가 최근 정보기술(IT) 업계 주요 이슈로 떠오른 인공지능(AI) 대화형 메신저 '챗GPT'의 파급 효과를 주시하며 전문가와 기술 분석에 착수했다.
챗GPT는 실제 인간과 상당히 비슷한 대화가 가능한 '오픈AI'사의 챗봇으로, 디지털 마케팅이나 콘텐츠 창작, 온라인에서 고객의 질문에 대한 답변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28일 업계와 정보통신 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분야 전문가들과 챗GPT가 가진 기술적·사회적 파급 효과를 들여다보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챗GPT가 AI 관련 산업뿐 아니라 디지털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챗GPT와 초거대 인공지능의 국내·외 기술 발전 단계와 시장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한국어 사용 환경에서 발생하는 챗GPT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도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챗GPT에 대해 '미래를 앞당긴 기술'로 기대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어 처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마디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초거대 AI가 한국어 사용권에서는 챗GPT보다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화 '그녀'에 나오는 사만다가 구현되기까지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아직은 한국어 학습 데이터가 적어서 답변 수준이 영어나 일본어를 따라가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가 개발한 하이퍼클로바의 경우 AI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매개 변수(파라미터)가 2천40억 개로, 오픈AI의 문서 작성 AI인 'GPT-3'의 1천750억 개를 능가한다.
한국어 데이터 세트 용량도 GPT-3보다 6천500배 이상인 1.96테라바이트(TB)다.
국내 AI 스타트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도 AI 글쓰기 연습 솔루션 '뤼튼 트레이닝'으로 CES 2023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부문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 업계는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데다 한국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빅테크 기업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국내 초거대 인공지능 분야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인공지능학회장인 유창동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초거대 AI 분야 투자가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가 또는 비영리 기관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 우리 실정에 맞는 초거대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