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發 긍정 소식에 유가 혼조 마감…러시아 변수는 안갯속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유가가 긍정적인 수급 전망에 따라 혼조 마감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중국발 원유 수요 급증 기대감과 미국에서의 원유 생산 회복(공급 증가) 소식이 맞물리면서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03달러(0.04%) 하락한 배럴당 79.53달러로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3월물 브렌트유는 0.48달러(0.56%) 상승한 배럴당 85.16달러로 집계됐다.

두 기준물 모두 장 초반엔 1%대 상승했다가 이후 반락하거나 상승 폭을 줄였다. 공급과 수요 양 요인에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겨울 폭풍으로 폐쇄됐던 일부 미국 에너지 공장들이 가동을 재개하고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 걸프 연안에 위치한 정제소는 최근 폭탄 사이클론이 강타한 영향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폭설이 내리면서 한동안 전력 공급과 측량, 증기 생산에 난항을 겪었다. 노스다코타에서 텍사스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의 정유 시설에서 석유와 가스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노스다코타 유전 당국은 "바켄 유전에서 하루평균 45만~50만 배럴에 달했던 석유 생산량이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급감했다"며 "운영자들이 손실된 석유 생산량을 복구하기 위해 신속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지토미증권의 사이토 가즈히코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미국 날씨가 좋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공급 중단에 의한 유가 랠리는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선 방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19에 대해 최고 수준의 방역 조치를 해제하고 그보다 한 단계 낮은 방침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미·중發 긍정 소식에 유가 혼조 마감…러시아 변수는 안갯속 [오늘의 유가 동향]
내년 1월 8일부터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와 유전자 증폭(PCR) 검사도 폐지하기로 했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리오프닝이 국제시장에서의 원유 수요 증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애널리스트는 "이는 원유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이 갈망하던 최고의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 변수로 향후 전망은 유가 상승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은 이달 5일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를 시행키로 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배럴당 60달러를 넘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내년 2월 1일부터 5개월간 유가 상한제에 동참하는 국가에 석유와 석유제품 공급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령에 서명하면서 맞불을 놨다. 최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내년 초 석유 생산량을 최대 7%까지 줄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