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건 보물 지정…일주문 보물 지정은 부산 범어사 이후 두 번째
신라말기 승탑도 보물로…"당대 최고 장인이 설계·시공 담당"
순천 선암사·문경 봉암사 등 사찰 4곳 일주문 보물됐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잇단 전란 속에서도 소실을 면했던 전남 순천 선암사 일주문(一柱門)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순천 선암사 일주문'을 비롯한 사찰 일주문 4건과 사찰 문루(門樓), 불전(佛殿), 누정건축(樓亭建築), 승탑(僧塔) 등 8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가는 출입구이자 사찰이 시작되는 영역을 표시하는 정문이다.

통상 네 기둥(四柱)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일반적인 가옥 형태와는 달리 일직선상의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을 갖춘다.

사찰 일주문이 보물로 지정된 건 2006년 '부산 범어사 조계문' 이후 두 번째다.

선암사로 들어가는 첫 번째 산문(山門)인 일주문은 '조계문'(曹溪門)으로도 불리며 1540년 중창(重創·낡은 건물을 헐거나 고쳐서 다시 지음)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순천 선암사·문경 봉암사 등 사찰 4곳 일주문 보물됐다
선암사 일주문은 건물 모서리에 추녀가 없고 책을 엎어놓은 듯한 맞배지붕과 공포(하중을 받치기 위해 대는 부재)가 여러 개인 다포식 건물이다.

기둥 구조는 기둥과 창방(기둥 상부에서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가로 부재)으로 단순하게 구성됐다.

조선 시대 문헌에 따르면 절 내에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소실을 면한 유일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문경 봉암사 봉황문(鳳凰門)'은 1723년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주문이다.

선암사 일주문과 마찬가지로 맞배지붕과 공포가 여러 개인 다포식 건축물이며 앞쪽에는 '희양산봉암사'(曦陽山鳳巖寺), 뒤쪽에는 '봉황문'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순천 선암사·문경 봉암사 등 사찰 4곳 일주문 보물됐다
조선 인조 11년인 1633년에 처음 건립된 '대구 동화사 봉황문', 1723년에 창건된 '구례 천은사 일주문'은 다포식 건축 특징을 보이지만 맞배지붕이 아닌 팔작지붕 형태다.

팔작지붕은 전후좌우 네 면에 지붕이 있고 용마루 부분이 삼각형 모양을 이루는 게 특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국의 사찰 일주문 50여 건을 조사하고 전문가 검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4건을 보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함께 보물로 지정된 '고성 옥천사 자방루'(滋芳樓)는 1664년에 법당 맞은편에 있는 정문으로 처음 건립됐고 이후 1764년에 누각 형태로 중창됐다.

대웅전과 비교해 규모가 큰 편이며 정면의 모든 칸에 판문(板門)을 둬 여닫을 수 있다.

순천 선암사·문경 봉암사 등 사찰 4곳 일주문 보물됐다
조선 중기 예학의 대가 정경세(1563∼1633)가 낙향해 지은 누정 겸 서실(書室) '상주 대산루(對山樓)', 17세기 후반 봉국사 창건과 함께 세워진 불전 '성남 봉국사 대광명전(大光明殿)'도 보물이 됐다.

전북 남원 실상사의 편운화상탑(片雲和尙塔)은 신라 말기에 만들어진 승탑이다.

승려 편운화상(?∼910)을 향한 공양과 추모 의미를 담은 조형물로, 탑신(塔身·탑의 몸체)에 새겨진 명문에 따르면 후백제와 관련한 문화유산이자 910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단부와 탑신부를 비롯한 전체적인 비례와 비율 등이 조화로워 당대 최고의 장인이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던 것으로 판단돼 예술적 가치도 높다"고 보물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순천 선암사·문경 봉암사 등 사찰 4곳 일주문 보물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