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든 후 첫 겨울을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전에 들어갔다. 각 업체는 코로나19를 거치는 과정에서 정착한 생활 패턴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전략을 수립했다. 집 안에서의 삶의 질이 중요해졌다는 점, 건강과 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됐다는 점 등이다. 소비자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제품에 반영한 기업만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는 건 변하지 않는 원칙이다. ‘2022년 하반기 한경 소비자 대상’을 받은 12개 회사, 17개 제품은 경기 침체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치열한 고민과 연구개발(R&D)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LG ‘가전 대전’

고객 향한 마음 편리함에 건강까지…1등 제품은 역시 달랐네
삼성전자는 하반기 한경 소비자대상에서 4관왕을 달성했다. 소비자 취향대로 디자인과 색상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비스포크 시리즈’가 영예의 주역이다. 가전 및 정보기술(IT) 부문에서 비스포크 냉장고와 무풍 에어컨, 무선 청소기 ‘제트’와 ‘네오 QLED 8K TV’가 수상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다. 가족 수와 식습관, 주방 형태 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원하는 제품 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 선보인 2022년형 비스포크 냉장고는 출시 4년 차를 맞아 ‘비욘드 비스포크’를 주제로 ‘인피니트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제품 내부에 냉기를 꽉 잡아주는 블랙 메탈쿨링 시스템을 적용해 식자재의 신선함을 지켜준다.

비스포크 냉장고 인피니트 라인은 1도어 냉장, 냉동, 김치, 와인 냉장고로 구성됐다. 4개의 냉장고를 하나의 제품처럼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다.

2016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무풍 에어컨도 비스포크로 변신해 디자인과 위생 기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냉방·친환경·위생이 강화된 2022년형 ‘비스포크 무풍 에어컨 갤러리’를 선보였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7단계의 위생 관리와 국내 최초 친환경 냉매, 진화한 인공지능(AI) 기능 등으로 사계절 대표 가전으로서의 존재감을 자랑한다.

집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소비자의 편의성을 더할 제품도 올해 주목받았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는 무게가 2.44㎏으로 가벼워 사용하기 편하고, 손목에 부담을 덜 준다.

삼성전자 TV는 16년째 세계 판매 1위 기록을 이어갔다. 2022년에는 네오 QLED 8K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고 있다.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의 40분의 1 크기인 ‘퀀텀 미니 LED’를 사용해 수준 높은 화질을 구현한다.

LG전자는 소비자가 집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전을 내놨다. 한경 소비자대상을 받은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는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으로 컬러를 바꿀 수 있는 제품이다.

신제품은 소비자가 제품 색상을 바꾸고 싶을 때 패널을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LG전자의 앱 LG 씽큐를 통해 다양한 색상을 고를 수 있다.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는 ‘힐링 테마’를, 계절에 따라 집 분위기를 바꾸고 싶으면 ‘계절 테마’를 고르면 된다. LG전자 올레드 TV는 올해로 출시 10년 차를 맞았다. LG전자는 지난해보다 더 선명한 화질을 표현하는 LG 올레드 ‘에보’와 이를 기반으로 인테리어 가구의 디자인을 더한 오브제 컬렉션 ‘포제’ ‘이젤’ 등을 선보였다.

건강은 이제 필수

코로나19시대에 건강과 환경은 놓칠 수 없는 키워드다. 롯데칠성음료는 무설탕 음료 ‘제로’를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소주 ‘처음처럼 새로’도 선보였다. 출시 후 3개월 동안 2700만 병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 11월 ‘포스트 통보리 그래놀라’를 내놨다. 국산 통보리로 만든 그래놀라와 망고향 크랜베리가 어우러져 있다. 보리는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밥·홈술 문화에 떠오른 상품도 있다. 매일유업의 ‘상하치즈 미니’는 스낵치즈 제품이다. 집에서 와인이나 맥주를 즐기는 홈술족에 가벼운 술안주로 주목받고 있다.

인기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도 인기를 끈다. SPC삼립이 선보인 ‘포켓몬 호빵’이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300만 개를 돌파한 게 그런 사례다. SPC삼립은 포켓몬 호빵의 인기에 힘입어 1인 가구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개씩 포장된 ‘포켓몬 호빵 2종’을 다음달 초에 출시할 예정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