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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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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이 내년에도 여전히 미국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와 비교한 주요국 통화 가치의 방향으로는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약세를, 일본 엔화는 강세를 각각 점쳤다.

23일(현지시간) JP모건 홈페이지에 공개된 통화 변동성 연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 달러지수는 올해 12% 이상 상승했고, 지난 9월에는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JP모건은 “아마 아직은 미국 달러가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을 암둔 시점에서 달러지수의 기준선 전망은 여전히 달러 강세를 가리키지만, 올해보다 규모가 작고 구성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우선 올해 달러 강세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준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에는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Fed는 올해의 공격적인 인상에 더해 내년 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경제를 모니터링해 긴축의 완전한 효과를 볼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의) 일시 중지는 달러 상승세를 한숨 돌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는 게 달러 가치를 약세로 돌리는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JP모건의 글로벌 외환(FX) 전략가 미라 찬단은 지적했다. 그는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일시중지한 지난 4번의 사례를 봐도 달러 가치 변화는 일관적이지 않았으며, 당시 거시적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우선 미국 이외 지역의 경제 성장이 약하다는 점이 달러 가치 상승세를 지지해줄 것으로 분석됐다. 찬단은 “일부 지역에서의 성장 신호는 미국 이외 지역의 개선을 암시하지만, 이 테마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로 지역은 에너지 수급 불안이 취약한 점으로 지적됐다. 또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경제 정상화를 추진할 중국에 대해서도 JP모건은 “앞으로의 길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캐리 트레이드 환경 역시 달러 가치 상승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국가의 통화를 팔아, 금리가 높은 통화를 사들이는 외환거래를 말한다.

JP모건은 “올 한 해 동안의 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미국 달러의 캐리 상태를 극적으로 변화시켰다”며 “현재 전 세계 통화의 56%가 달러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Fed는 아직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 달러 가치 상승 요인이 남은 가운데, 유로화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약세 요인까지 떠안고 있다고 JP모건은 분석했다. 찬단은 “내년 달러·유로 환율에 대한 전망은 회복보다는 지속적인 불안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화 가치의 판도를 바꾸는 가장 큰 요인은 러시아와의 긴장 완화일 것”이라며 “이게 현실화되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최소 6~7%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파운드화도 약세가 점쳐졌다. JP모건의 또 다른 글로벌 외환 전략가 패트릭 로크는 “올해는 영국과 파운드화에 암울한 해였으며, 내년에도 큰 안도감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무역 관계 및 노동 공급 등 분야에서의 조정은 영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계속 악화시키고, 재정위기는 성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엔화는 강세가 예상됐다. 불과 두달 전인 올해 10월만 해도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일본 중앙은행(BOJ)의 개입이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BOJ가 최근 수익률 곡선 통제(YCC) 상 일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의 상단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하자, 엔화 가치가 급등하기도 했다.

JP모건의 일본 외환 리서치 책임자인 벤자민 샤틸은 “올해 내내 BOJ는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몇 차례 엔화 매입 개입을 단행했다”며 “단기적으로 개입 위협이 지속되면 (엔화) 가격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