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러시아 쪽으로 더 다가가지는 않을 듯"
"시진핑-푸틴 회담, '서방 관계개선 모색' 중국에 영향 없을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예정된 이번주 회담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중국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장기화 속에서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구하고자 한다"며 "그러나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후 러시아와 가까워지긴 했지만,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관계의 균형을 바꾸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지금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거나 서방 주도의 전면적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요구하는 군사 지원이나 제재 완화도 자제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 리밍장 부교수는 SCMP에 "많은 도전을 받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의 외교적 고립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중국은 안보, 이념, 경제, 첨단기술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미국의 성공적인 연합 전선 구축에 직면해 태도를 누그러뜨려야 하는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나, 러시아에 우호적인 입장이 중국의 입지를 약화시킨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다만 중국이 대대적으로 입장을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내년에 미국과 그 동맹들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균형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서방에 대한 불신과 의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SCMP는 "관측통들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평화와 대화 노력에 대한 지지와 위기 해결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전문가들도 정치적 레토릭과 별개로, 중국이 러시아 쪽으로 더 다가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며 "그렇게 하는 것은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을 적대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현재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러시아가 중국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중국 역사·문화과 자오 마 부교수는 "미국-중국-러시아의 미래 관계에서 우리는 푸틴의 러시아를 소련 제국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더이상 바르샤바조약(1955년 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이 맺은 군사동맹) 같은 군사동맹도 갖고 있지 않고 러시아군은 혼란에 빠져있으며 러시아 경제는 세계 경제의 1% 정도만 차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여전히 에너지 강국이지만 많은 나라가 대체자원을 물색하고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있어 그러한 지배력도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모두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들은 푸틴이 얼마나 위협적일지, 푸틴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중 시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는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중국에 특사로 보내 양국 협력과 지속적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담은 친서를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