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국세청과의 700억원 규모 조세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객이 카지노 이용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로 호텔 숙박비 등을 결제해 발생한 매출에는 부가가치세를 매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행정1부는 강원랜드가 영월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영월세무서가 강원랜드에 700억원의 부가가치세를 매긴 처분을 모두 취소했다.

이번 사건은 영월세무서가 2019년 강원랜드에 2014~2017년 매출에 대한 부가가치세 700억원(가산세 포함)을 더 낼 것을 고지하면서 비롯됐다. 영월세무서는 “카지노 고객이 적립한 포인트를 호텔에서 사용해 나온 매출의 상당 금액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해야 한다”며 강원랜드에 세금 550억원을 부과했다. 강원랜드 고객 중 ‘하이원리조트 카드’를 보유한 사람은 카지노 이용으로 적립한 포인트를 강원랜드의 호텔·리조트나 지역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영월세무서는 또 강원랜드가 호텔 운영을 위해 지출한 영업용 소모품비 및 용역비 등 일부는 비과세사업 카지노 사업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공통 매입세액 안분 대상으로 봐야 한다며 150억원을 과세했다.

강원랜드 측은 “포인트 결제액은 에누리액이기 때문에 과세표준 산정을 위한 공급가격에 포함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호텔 유지비 중 일부는 공통 매입세액으로 봐야 한다는 과세당국의 판단엔 “카지노와 호텔이 영업상 관련돼 있더라도 각 사업은 관련 법령과 영업내용이 근본적으로 다른 독립된 사업장”이라고 반박했다.

춘천지법 재판부는 강원랜드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강원랜드의 포인트 결제는 이 법 조항 적용이 가능한 에누리액이며, 이 금액을 공제·차감하는 방법이나 시기엔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호텔 유지비 중 일부가 공통 매입세액에 해당하느냐를 둔 공방에서도 강원랜드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호텔과 카지노가 영업상 밀접한 관계지만 해당 매입세액은 호텔 운영에서만 꼭 필요한 비용”이라며 “공통 매입세액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