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 정도로 확실한 증거 못 봐"…체포동의안은 부결
"피의사실 공표" 민주당 반발에 법무부 "국회법 따른 정당한 설명"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검, '노웅래 뇌물 의혹' 물증 확보(종합)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6천만원 뇌물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녹취록과 문자메시지 등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8일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수사를 통해 검찰이 수집한 증거들을 상세히 열거했다.

한 장관은 노 의원이 청탁과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녹음파일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파일에는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 의원의 목소리와 부스럭거리는 돈 봉투 소리가 녹음됐다고 설명했다.

또 노 의원이 "저번에 도와주셔서 잘 저걸 했는데 또 도와주느냐"고 말한 통화 녹음 파일, "귀하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라고 인사한 문자메시지, 청탁받은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문자메시지 등도 확보했다고 한다.

한 장관은 청탁 내용이 적힌 노 의원의 자필 메모나 의원실 보좌진의 업무 수첩, 청탁을 실제로 이행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국회 의정 시스템을 이용해 청탁 내용을 질의하고 회신받은 내역도 중요 물증으로 공개했다.

그러면서 "공여자 측과 참고인들도 일관되게 노 의원에게 돈을 준 사실을 진술하고 있다"며 "뇌물 사건에서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를 저는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검, '노웅래 뇌물 의혹' 물증 확보(종합)
노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12월 다섯 차례에 걸쳐 브로커 박모씨 측에게 각종 인허가, 인사 청탁 명목으로 6천만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파악한 구체적인 청탁 사항은 ▲ 발전소 납품사업 ▲ 용인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 태양광 발전사업 ▲ 국세청 인사 ▲ 동서발전 인사 등이다.

검찰은 이달 12일 노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어 이날 본회의에서 체포동의 절차를 거쳤다.

체포 동의안은 국회의원 271명 중 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한 장관의 이날 발언을 두고 "검찰 수사팀장의 수사결과 브리핑을 보는 듯한 명백한 피의사실 공표"라고 반발했으나, 법무부는 국회법에 따른 정당한 설명이라고 반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표결 전 근거자료로서 범죄혐의와 증거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국회법 제93조에 따른 법무부 장관의 당연한 임무"라며 "구체적으로 장관이 사건을 지휘하지는 않지만, 검찰보고사무규칙상 사건보고는 당연히 받는 것이고 국회에 설명해야 하는 이 건은 더욱 자세히 보고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