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불길 번져"…제2경인 방음터널 화재, 피해 왜 컸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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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플라스틱 방음터널, 불나면 더 위험…외국은 불연재 사용"
방음터널, '터널'로 분류 안 돼 안전점검 대상 등에서도 제외
터널 입구서 사고 발생 알리는 '터널진입 차단시설'도 작동 안 해 29일 오후 화재로 5명의 사망자와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
화재 초기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불이 난 구간은 갓길까지 포함해 왕복 8차선 도로 모두 화염에 뒤덮여 있다.
천장 쪽으로는 채 빠져나가지 못한 유독가스들이 가득 차 있고, 지붕은 불길에 녹아 불꽃과 함께 도로로 흘러내렸다.
불이 삽시간에 수백m까지 번진 탓에 전체 길이가 800여m에 달하는 터널 내에는 40여 대의 차량이 고립됐다.
이날 화재 사망자 대부분은 불길과 짙은 연기 속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차 안이나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불이 이같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원인은 무엇일까?
이번 화재는 방음터널 내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화물차 엔진룸 쪽에서 발생한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참사가 시작됐다.
목격자들은 불길이 플라스틱 소재의 방음벽으로 옮겨붙은 이후 다량의 연기와 함께 빠르게 번졌다고 입을 모은다.
사고를 목격한 A씨는 "방음터널 벽 쪽에 불이 붙더니 빠르게 천장과 주변으로 번져갔다"며 "검은 연기도 이내 도로를 꽉 메웠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방음터널은 철제 H빔으로 만들어진 구조체를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 또는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로 덮어 만들어진다.
불이 난 방음터널의 경우는 PMMA 소재를 이용해 2017년 8월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PMMA는 PC에 비해 다소 저렴하지만, 인화점이 약 280도로, 약 450도인 PC보다 낮아 화재 위험성이 더 높다.
이들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열기에 강한 '방염' 소재인 것은 맞지만, 불연 소재는 아니기 때문에 고온의 열이 장시간 가해질 경우 불에 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구나 플라스틱류 소재는 불이 붙으면 목재의 다섯 배가 넘는 열을 내뿜어 불이 더 빨리 번지게 된다.
또 유독가스도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플라스틱 소재는 불이 붙으면 열기에 녹아 뚝뚝 떨어져 아래쪽에 더 피해를 키운다"며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방음터널에는 불연 소재를 사용하는데 우리는 관련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방음터널이 4면이 밀폐된 터널 구조임에도 일반 터널로 분류되지 않아 안전관리에 빈틈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소방법상 방음터널은 일반 터널로 분류하지 않아 옥내 소화전 등 소방 설비 설치 의무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다.
국토안전관리원 기준으로도 터널에 해당하지 않아 시설물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공 교수는 "방음터널은 벽면으로 불이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터널보다 더 위험한 구조일 수 있는 데도 안전 규정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며 "외부로 드러난 H빔 역시 열기에 휘어지며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철근 콘크리트를 입혀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49분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사고가 발생한 방음터널 입구 인근에는 사고 발생 시 추가 차량 진입을 차단시키는 '터널진입 차단시설'이 설치돼 있었으나 작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당국은 사고 수습을 마치는 대로 해당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다.
/연합뉴스
방음터널, '터널'로 분류 안 돼 안전점검 대상 등에서도 제외
터널 입구서 사고 발생 알리는 '터널진입 차단시설'도 작동 안 해 29일 오후 화재로 5명의 사망자와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
화재 초기에 촬영된 영상을 보면 불이 난 구간은 갓길까지 포함해 왕복 8차선 도로 모두 화염에 뒤덮여 있다.
천장 쪽으로는 채 빠져나가지 못한 유독가스들이 가득 차 있고, 지붕은 불길에 녹아 불꽃과 함께 도로로 흘러내렸다.
불이 삽시간에 수백m까지 번진 탓에 전체 길이가 800여m에 달하는 터널 내에는 40여 대의 차량이 고립됐다.
이날 화재 사망자 대부분은 불길과 짙은 연기 속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차 안이나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불이 이같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원인은 무엇일까?
이번 화재는 방음터널 내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화물차 엔진룸 쪽에서 발생한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참사가 시작됐다.
목격자들은 불길이 플라스틱 소재의 방음벽으로 옮겨붙은 이후 다량의 연기와 함께 빠르게 번졌다고 입을 모은다.
사고를 목격한 A씨는 "방음터널 벽 쪽에 불이 붙더니 빠르게 천장과 주변으로 번져갔다"며 "검은 연기도 이내 도로를 꽉 메웠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방음터널은 철제 H빔으로 만들어진 구조체를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 또는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로 덮어 만들어진다.
불이 난 방음터널의 경우는 PMMA 소재를 이용해 2017년 8월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PMMA는 PC에 비해 다소 저렴하지만, 인화점이 약 280도로, 약 450도인 PC보다 낮아 화재 위험성이 더 높다.
이들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열기에 강한 '방염' 소재인 것은 맞지만, 불연 소재는 아니기 때문에 고온의 열이 장시간 가해질 경우 불에 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구나 플라스틱류 소재는 불이 붙으면 목재의 다섯 배가 넘는 열을 내뿜어 불이 더 빨리 번지게 된다.
또 유독가스도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플라스틱 소재는 불이 붙으면 열기에 녹아 뚝뚝 떨어져 아래쪽에 더 피해를 키운다"며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방음터널에는 불연 소재를 사용하는데 우리는 관련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방음터널이 4면이 밀폐된 터널 구조임에도 일반 터널로 분류되지 않아 안전관리에 빈틈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소방법상 방음터널은 일반 터널로 분류하지 않아 옥내 소화전 등 소방 설비 설치 의무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다.
국토안전관리원 기준으로도 터널에 해당하지 않아 시설물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공 교수는 "방음터널은 벽면으로 불이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터널보다 더 위험한 구조일 수 있는 데도 안전 규정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며 "외부로 드러난 H빔 역시 열기에 휘어지며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철근 콘크리트를 입혀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49분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사고가 발생한 방음터널 입구 인근에는 사고 발생 시 추가 차량 진입을 차단시키는 '터널진입 차단시설'이 설치돼 있었으나 작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당국은 사고 수습을 마치는 대로 해당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