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사진=AFP
목재 가격이 올 들어 최저 수준인 300달러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 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 긴축 강공으로 인해 주택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주요 건축 자재인 목재 가격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원목 내년 1월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목재계량 단위)당 393.60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2달러 가량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1000보드피트당 370달러로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지난 3월 초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1464.40달러)와 비교하면 70% 이상 폭락했다.

목재 시장의 주요 축인 캐나다의 한 언론사는 "지난 2년간 전례 없는 변동성에 시달렸던 목재는 올해 그 어떤 원자재보다 하락폭이 컸다"며 "이제 목재 가격의 뉴노멀(새 시대)이라 부를 수 있는 새해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산 최고급 목재는 작년 5월 한때 1000보드피트당 1600달러를 뚫기도 했었다.

마켓인사이더는 "목재 가격의 약세는 주로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서 기인한다"며 "사상 최고치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주택 판매를 둔화시키고, 주택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금융기관인 프레디맥의 최근 모기지 시장조사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모기지(FRM)는 이번 달 중순 기준, 평균 6.31%로 치솟았다.
이로 인해 미 건설사의 62%가 미국인들의 주택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미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최근 NAHB/웰스파고의 12월 주택시장지수(HMI)가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3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0년 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때를 제외하면 2012년 이후 최저치다.

다만 일부 목재 시장 전문가들은 "이전 10년 동안 최저치였던 1000보드피트당 200달러선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심리적 저항선이 1000보드피트당 300달러라는 설명이다. 이는 목재 생산비가 과거에 비해 근본적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는 점에서다. 주택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목재 수요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 생산업체들이 휴업일수를 늘리고 공급량을 줄이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연말 현재 캐나다산 목재는 재고가 거의 소진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