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돈 벌 주식은 있다"…PB들이 꼭 찍은 유망업종은 [2023 증시전망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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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까지 주식시장 바닥 다지기 지속 전망
정책테마주부터 AI관련주까지
"빛보는 업종 그래도 있을 것"
정책테마주부터 AI관련주까지
"빛보는 업종 그래도 있을 것"
다사다난했던 2022년 증시가 끝났다. 대표지수인 코스피지수는 올해 증시 폐장일인 지난 29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무려 740포인트가량 밀렸고, 코스닥지수는 350포인트 넘게 빠졌다. 하락률로 보면 각각 25%, 34% 수준이었다.
지난 1년간 주식시장에선 뚜렷한 주도주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테마는 끊임없이 증시를 흔들었다. 하반기 들어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 업종이 주도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랠리가 짧게 끝난 탓에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지만, 부진한 시장 속에서도 상승하는 종목은 있었다.
<한경닷컴>이 고객들의 자산을 굴리는 증권사 6곳(메리츠·유안타·유진투자·하이투자·한국투자·KB증권) 프라이빗뱅커(PB) 7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PB들 대부분은 증권업 경력이 10년이 넘거나 투자대회 수상 이력을 보유한 투자 전문가들이다. 시장에 대한 견해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유망 업종·종목을 설문조사에서는 투자해볼만한 업종이나 종목이 있다고 모두 꼽았다. 성장성이 높아 투자가 확대되는 산업이나, 국가 정책의 수혜를 받는 산업에서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이재욱 메리츠증권 대구센터1지점 과장은 "경기 침체와 비용 상승으로 기업 이익이 감소하고,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위기가 현실화되면 시장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금리인상이 정점을 향해 가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멈추면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지수가 추가 하락할 때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로 매력 있는 가격대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승하더라도 지수 상단이 제한적일 거란 전망도 있다. 유긍열 KB증권 미금역지점 부지점장(차장)은 "실물경기 하강 우려가 있지만 현 지수대는 이러한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으며,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를 밑도는 점도 지지선이 돼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채권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수 상단이 크게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하이투자증권 양산지점 차장은 횡보장을 예상했다. 김 차장은 "한국 증시의 자기자본이익율(ROE) 8%는 미국 시장 타깃 금리 5.1%와 리스크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볼 수 있어 횡보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도희 KB증권 영업부금융센터 주임은 "당장은 정부정책과 같은 방향에 있는 수혜주들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며 "정책건설 인프라와 방산, 원전 등 정책이 가시화하고 있는 해외수주 분야가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주목할 관련 종목으로 김 주임은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등을 제시했다. 또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 김민호 유진투자증권 천안지점 주임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의 보조금으로 전기차 구매 시 공제 받을 수 있어 심리적인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이른바 IRA 효과로 미국 시장 선점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배터리 부품 소재에 대해 중국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입을 제한하겠다는 게 핵심인 만큼 미국시장에서의 성장성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관련 종목으론 배터리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추천했다.
배터리 산업의 필수 원재료인 광물산업에도 시선이 쏠렸다. 김정민 한국투자증권 국제영업부 대리는 "산업의 공급망(서플라이체인)은 위부터 아래로 관심이 내려가는 경우가 있는데, 배터리 완성업체부터 소재업체들이 지난 1년 넘게 긴 시간 주도주 자리를 이어가다가 최근 큰 조정을 받고 있다"며 "원재료인 광물 수급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개별종목으로는 포스코홀딩스를 제시했다. 국내에선 거의 유일하게 큰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광물사업을 추진하며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단 판단에서다.
세부적으로는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에스피지) △가상현실(뉴프렉스·나무가) △방산(한국항공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터(JYP엔터·에스엠) △5G(에치에프알·솔리드) △리오프닝(파라다이스·참좋은여행·오리온) △반도체(삼성전자·ISC·원익QnC) △이차전지(포스코케미칼·엘앤에프·에코프로비엠·나노신소재) △풍력(씨에스윈드) △태양광(한화솔루션) 등을 꼽았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에 힘 쓰는 기업들도 매수를 고려할 만하단 의견도 나왔다. 앞서 지난달 메리츠금융지주가 자회사 완전 편입이란 통 큰 결단을 내리면서, 지주를 비롯한 그룹주 주가가 크게 뛰었다. 이들 그룹주의 주가 흐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자는 것이다.
유긍열 차장은 "기업들의 이익전망 하향이 본격화된다면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유 차장은 중소형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을 웃도는 데다 ETF 누적 수익률이 코스피 대비 큰 폭으로 아웃퍼폼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끝)
차은지 / 신민경 /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지난 1년간 주식시장에선 뚜렷한 주도주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테마는 끊임없이 증시를 흔들었다. 하반기 들어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 업종이 주도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랠리가 짧게 끝난 탓에 전체 지수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지만, 부진한 시장 속에서도 상승하는 종목은 있었다.
"올해 증시, 상반기 저점…주식 확대는 하반기부터"
증시를 짓누르는 것은 여전히 긴축 우려다. 지난 4분기 들어 미국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둔화세가 확인되면서 연말 추세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힘을 잃었던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한경닷컴>이 고객들의 자산을 굴리는 증권사 6곳(메리츠·유안타·유진투자·하이투자·한국투자·KB증권) 프라이빗뱅커(PB) 7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PB들 대부분은 증권업 경력이 10년이 넘거나 투자대회 수상 이력을 보유한 투자 전문가들이다. 시장에 대한 견해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유망 업종·종목을 설문조사에서는 투자해볼만한 업종이나 종목이 있다고 모두 꼽았다. 성장성이 높아 투자가 확대되는 산업이나, 국가 정책의 수혜를 받는 산업에서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이재욱 메리츠증권 대구센터1지점 과장은 "경기 침체와 비용 상승으로 기업 이익이 감소하고,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위기가 현실화되면 시장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금리인상이 정점을 향해 가고,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멈추면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지수가 추가 하락할 때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로 매력 있는 가격대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승하더라도 지수 상단이 제한적일 거란 전망도 있다. 유긍열 KB증권 미금역지점 부지점장(차장)은 "실물경기 하강 우려가 있지만 현 지수대는 이러한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으며,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를 밑도는 점도 지지선이 돼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채권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수 상단이 크게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하이투자증권 양산지점 차장은 횡보장을 예상했다. 김 차장은 "한국 증시의 자기자본이익율(ROE) 8%는 미국 시장 타깃 금리 5.1%와 리스크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볼 수 있어 횡보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매력적인 가격대에 들어가는 게 중요"…정부 정책 관련주 '주목'
정부의 정책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단 의견이 나왔다. 통상 연말연초엔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저점이 확인되지 않아, 그 즈음 발표되는 정책 테마에 투자심리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김도희 KB증권 영업부금융센터 주임은 "당장은 정부정책과 같은 방향에 있는 수혜주들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며 "정책건설 인프라와 방산, 원전 등 정책이 가시화하고 있는 해외수주 분야가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주목할 관련 종목으로 김 주임은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등을 제시했다. 또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 김민호 유진투자증권 천안지점 주임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의 보조금으로 전기차 구매 시 공제 받을 수 있어 심리적인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이른바 IRA 효과로 미국 시장 선점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배터리 부품 소재에 대해 중국업체들의 미국시장 진입을 제한하겠다는 게 핵심인 만큼 미국시장에서의 성장성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관련 종목으론 배터리 수주를 확대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추천했다.
배터리 산업의 필수 원재료인 광물산업에도 시선이 쏠렸다. 김정민 한국투자증권 국제영업부 대리는 "산업의 공급망(서플라이체인)은 위부터 아래로 관심이 내려가는 경우가 있는데, 배터리 완성업체부터 소재업체들이 지난 1년 넘게 긴 시간 주도주 자리를 이어가다가 최근 큰 조정을 받고 있다"며 "원재료인 광물 수급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개별종목으로는 포스코홀딩스를 제시했다. 국내에선 거의 유일하게 큰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광물사업을 추진하며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단 판단에서다.
"로봇·방산·배터리 등 유망"…기업재편주·고배당 ETF도 관심 가질만
이재욱 메리츠증권 대구센터1지점 과장은 1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서로 다른 업종을 추천했다. 이 과장은 "연초에는 실적으로부터 자유로운 로봇, 가상현실, 콘텐츠, 엔터, 경기재개(리오프닝), 제약바이오, 방산, 5G 등 중소형주들의 업종별 순환매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어 1분기 실적발표 이후부턴 반도체와 2차전지, 풍력, 태양광 등 지수 관련주들 위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세부적으로는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에스피지) △가상현실(뉴프렉스·나무가) △방산(한국항공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터(JYP엔터·에스엠) △5G(에치에프알·솔리드) △리오프닝(파라다이스·참좋은여행·오리온) △반도체(삼성전자·ISC·원익QnC) △이차전지(포스코케미칼·엘앤에프·에코프로비엠·나노신소재) △풍력(씨에스윈드) △태양광(한화솔루션) 등을 꼽았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에 힘 쓰는 기업들도 매수를 고려할 만하단 의견도 나왔다. 앞서 지난달 메리츠금융지주가 자회사 완전 편입이란 통 큰 결단을 내리면서, 지주를 비롯한 그룹주 주가가 크게 뛰었다. 이들 그룹주의 주가 흐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자는 것이다.
유긍열 차장은 "기업들의 이익전망 하향이 본격화된다면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유 차장은 중소형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을 웃도는 데다 ETF 누적 수익률이 코스피 대비 큰 폭으로 아웃퍼폼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끝)
차은지 / 신민경 /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