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이미 미중간의 갈등을 넘어서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이 살라미식으로 야금야금 미국의 이익과 안보를 침해하는 것이 분노한 미국은 국회의 민주당. 공화당. 행정부 구분없이 합심해서 중국과의 싸움에 나선 거지요. 이제 미국인들은 ‘당할 만큼 당했다, 당한 만큼 아니 그 이상 갚아주겠다’는 독심을 품었습니다. 그러면서 외교적으로는 중국과는 될수록이면 멀리 떨어져서 상대하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는 미국을 통해서 중국이 이익을 가져가지 못하겠다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글로벌 경제가 얼기설기 엮여 있다 보니 경제와 정치가 쉽게 풀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편과 미국편을 가릅니다. 정치적으로도 편가가르지만, 경제적으로 편가르기가 다른 나라들을 몹시 불편하게 합니다. 세계가 하나의 통속에서 편하게 사고팔면 좋은데, 그러지 말라는 게 미국이고, 중국은 자국의 공산독재, 중화민족 사상으로 내부단결하여 자급자족하겠다는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는 각자의 공급망을 만들면서, 가급적 자기 나라에서 왠만하면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중국의 ‘제조 2025’같은 법들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세계화는 죽었다고 하는 말이 보이더니, 이제 자국 위주의 공급망 구축이 확실시 되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나라와의 무역은 축소되겠지요. 또 당연히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달러의 글로벌 유통도 줄어들 것이고요.
나.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규범 – ESG
ESG는 앞에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환경,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배구조에 관한 기업 활동 규범입니다. 아직 글로벌한 표준도 없지만, 이미 기업들은 ESG로 인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ESG는 분명 더 오래전에 실행되었어야 할 지구 보전을 위한 지침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지구는 지나치게 많은 인구와 인간의 자연 착취로 한계에 도달하고 있고, 이제 인간도 그런 가이아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향후 인간이 지구에서 계속 살 것인지 못 살 것인지는 ESG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ESG는 이제껏 마음대로 써왔던 지구 환경과 약자들의 존중하면서 생산활동하라는 강제 규범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기업 생산성에는 분명 어려움을 줄 것이고, 글로벌 무역에서도 ESG 준수 여부는 자유무역은 뛰어넘은 강력한 규제가 되고 있다. 지키지 못하면 기업들은 투자받는 것은 고사하고 사회적 비난을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문제는 ESG와 생산성의 균형을 이룰 수가 있는가하는 갈림길입니다.
다. 자원 비용
한 20년 전쯤에는 지금 쯤이면 석유가 다 떨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석유가 많은 모양입니다. 미국에서는 셰일석유까지 나와 미국에서는 중동 석유를 수입하다가, 요즘에는 아예 수출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무도 넉넉하게 석유가 지구상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석유가 나는 나라보다 안 나는 나라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들은 석유가 고갈될 날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석유 자원에 대한 독자적 주권과 민족적, 국가적 이익을 오랫동안 누리기를 원합니다. 그 방법으로 석유의 가격을 높게 매기거나 국유화시키는 방식으로 합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네 나라의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확실히 하고 미래에 대비하자는 정책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자원민족주의 또는 자원내셔널리즘이라고 하죠. 그러언데~, 이게 자꾸 범위를 넓혀갑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하는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로 가격을 올리고 심지어는 팔지 않겠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2년 1월 한달 동안 석탄 수출을 중단하고 2022년 보크사이트, 2023년 구리 수출 중단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멕시코는 2023년부터 자국산 원유의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고, 중국은 희토류로 자원민족주의를 이미 세계 만방에 과시했습니다. 과거의 자원민족주의는 석유라는 단일 자원을 가지고 타국과의 갈등을 풀려고 했었기 때문에 비교적 협상도 잘 되고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천연가스, 니켈, 희토류 등 거의 모든 천연자원이 무기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관련하여 수요가 높아가는 탄소중립 필수자원의 공급망(SCM; Supply Chain Management)이 대상으로 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자 여기에 들어가는 필수광물은 자원민족주의의 확실한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리튬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칠레는 좌파 정권인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과거 원자재 민영화를 실수라고 비판한 뒤 국영 리튬회사를 만들 계획입니다. 칠레는 리튬 생산으로 인해 주변 물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칠레 정부에 따르면 구리 1톤을 생산하기 위해서 70입방미터의 물이 필요한데, 1톤의 리튬을 얻기 위해 2800입방미터(㎡)의 물이 필요해 약 40배가 더 필요하답니다. 자원 획득 비용에 환경비용까지 더해야 제대로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그로 인한 비용은 당연히 올라갑니다. 그리고 석유는 물론 거의 모든 자원의 지불대금은 달러로 지불됩니다. 당연히 달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겠죠.
라. 인구감소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 수 있을까요? 사람이 늘어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줄어드는 게 좋을까요?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사람은 늘고, 다른 사람들은 줄어드는 게 좋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포화상태인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람이 더 줄어야 하니까요.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 없이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사람이 늘어났고, 경제도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역사에 없던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구상의 많은 나라에서 사람이 줄고 있습니다. 물론 지구 전체로 보면 아직 인구가 늘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잘사는 나라. 돈많은 나라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UN의 2020년 세계 인구 전망에 따르면 27개국이 2010년보다 인구가 적고 중국을 포함한 55개국이 지금부터 2050년 사이에 인구 감소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적은 수의 사람들이 더 적은 물건을 만들기 때문에 인구 감소는 경제 성장이 느려지거나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더 적은 물건을 소비합니다. 그럼 세계는 당연히 더 적은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하고 대신 더 많이 수입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세계 경제는 지금보다 더 축소가 되고, 현재의 생산과 소비 시설들은 과잉으로 남아돌게 됩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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