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키 시청역점에서 배달기사가 음식을 수령하고 있다. /먼슬리키친 제공
먼키 시청역점에서 배달기사가 음식을 수령하고 있다. /먼슬리키친 제공
음식 배달료 무료화에 나선 한 플랫폼에서 주문 건수가 한 달 만에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주방형 푸드코트 운영사 먼키는 자사 푸드코트 ‘먼키 시청역점’의 지난달 영업 데이터를 29일 공개했다. 먼키는 지난 7월 구로디지털단지점에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부터 시청역점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주문 건수 폭등과 함께, 무료 배달로 인한 매출액도 39배 상승했다.

먼키 운영사 먼슬리키친은 아이리버 대표를 역임한 김혁균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정보기술(IT)기반 공유주방 시스템과 외식 브랜드들을 연계해 지난 2018년부터 푸드코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강남점, 분당휴맥스점 등 직장인이 많이 분포한 곳을 위주로 매장을 연다. 자체 앱을 통해선 식사 메뉴 등을 미리 예약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도 연계해 공유주방에 입주한 사업자가 홀 주문 이외 매출을 올리도록 설계도 했다. 현재 지점은 6개, 소속 식당은 130여개 상당이다.

다만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3대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이 97%에 달하다 보니, 그간 자체 앱 내에서도 배달의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먼키의 전체 배달 주문 건수에서 무료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고가의 배달료는 이미 배달 플랫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주요소로 떠올랐다. 지난 10월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배달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국회 지적이 따르자,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임원이 출석하기도 했다. 다만 배달료 인상의 원인인 배달기사 수급 부족 문제와 복잡한 수수료 지급구조 등은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먼키의 형태는 절충안에 가깝다. 무료 배달이 가능한 이유는 식당을 자체적으로 가진 플랫폼 성질 때문이다. 먼키 앱에 표시되는 식당은 푸드코트 특성상 모두 같은 공간에 위치한다. 배달기사가 한 매장에서 각기 다른 종류의 음식을 받아 출발이 가능한 것이다. 그만큼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권역도 한정했다. 시청역점은 시청·을지로·종각 등 도심권역(CBD)을 대상으로만 무료 배달을 진행하고 있다. 30분 단위로 주문을 모아 배달하는 방식도 꾸렸다. 일반적인 배달 플랫폼에 비해 다양성은 떨어지지만, ‘점심시간’과 ‘직장인’ 등 플랫폼의 타깃군에 대해선 호응도가 높다. 2회 이상 재주문자는 71%에 달한다.

김 대표는 “고물가와 인력난 등 외식업계가 어려운 요즘, 무료 배달 서비스는 고객과 외식업 사업주 모두가 '윈윈'하는 상생 모델”이라며 “새해에는 강남역점 등 다른 지점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