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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혁의 공시 읽어주는 기자

자회사 기업회생 신청에 대주주 반대매매까지
회사 곧바로 대응했으나…담보가치는 하락
종목 투자할 때 최대주주 담보제공 확인 필수
👀주목할 만한 공시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는 최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이 채권자(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와 맺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 담보제공 계약 중 일부 지분이 반대매매 됐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이번 반대매매로 한국이노베이션이 담보로 제공한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수는 기존 1975만7901주(12.57%)에서 1815만7901주(11.55%)로 줄었다.

최대주주 주식담보 대출…주가 하락시 반대매매

한국테크놀로지 주가가 좀처럼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회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기업회생 신청 소식과 함께 최대주주가 담보로 맡긴 주식 일부가 시장에 쏟아지면서다. 주가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낮아지자 채권자 측에서 담보로 잡은 한국테크놀로지 주식을 내다 판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는 이달 4차례에 걸쳐 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주식 일부가 반대매매 됐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지분율은 이달 들어 20%대에서 11%대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이노베이션은 보유 중인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전량은 채권자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한국테크놀로지 주가도 한 달 새 고점 대비 70% 하락했다. 이번 주가 하락의 시작은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노조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조선해양건설 지부가 임금 채권자로서, 법원에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받지 못한 임금은 34억원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건설 자기자본(295억원)의 10%를 넘는 규모다.

이에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노조가 임금 채권자로서 신청한 기업회생신청을 심문기일인 내년 1월9일까지 해결할 것"이라며 "전환사채(CB) 발행이나 보유 중인 부동산 등의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부도설과 관련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회사채, 당좌수표 등을 발행한 이력이 없어 부도 확률은 없다"고 말했다.

대주주 반대매매까지…주가 하락 악순환

회사 측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한국테크놀로지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졌다. 대주주 반대매매 물량이 주가 하락 폭을 키웠기 때문. 주가 하락에 최대주주가 제공했던 담보가치가 하락해 반대매매 물량이 나오고 이 때문에 다시 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탓에 애꿎은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최대주주가 주식 가운데 일부를 담보로 제공한 경우에 대해선 개인투자자가 쉽사리 파악하기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 대주주의 반대매매가 멈추기 위해선 채권자에게 추가 담보 제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대주주의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해선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 보고서를 통해서도 지분 담보대출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