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대들 동방신기는 모르면서…H.O.T. '캔디'는 안다고?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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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복고 넘어 하나의 문화" Y2K에 빠진 MZ세대
리메이크까지 통했다…'캔디' 음원 호성적
음악 하나로 '세대 통합', 슈퍼 IP 활용 가능성 커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복고 넘어 하나의 문화" Y2K에 빠진 MZ세대
리메이크까지 통했다…'캔디' 음원 호성적
음악 하나로 '세대 통합', 슈퍼 IP 활용 가능성 커져
"단지 널 사랑해~ 이렇게 말했지~"
1996년 대한민국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H.O.T.의 명곡 '캔디'가 음원차트에서 부활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언제 들어도 흥겨운 곡임이 분명하지만, 26년의 세월을 지나온 이 노래가 어떻게 2022년에 와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지난 16일 발매된 '캔디'는 4세대 걸그룹 강세 속에서 '벽돌 차트'를 뚫고 한때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의 실시간 차트 정상을 찍었다. 가창자는 H.O.T.의 SM 후배 NCT 드림으로, 팀의 색깔에 맞춰 힙한 멜로디를 깔고 90년대 감성을 극대화하는 단단한 에너지의 비트를 강조했다. '맞춤형 리메이크'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메이크곡은 이벤트성으로 발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SM은 '캔디'를 NCT 드림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기획자의 자신감과 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Y2K(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한 밀레니얼) 붐이 일고 있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고든 전략이었다.
실제로 '그 시절 감성'을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원곡이 지닌 청량한 분위기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주 안에서 편곡이 이뤄졌다. 일부 비트나 랩은 새로웠지만 곡의 전개, 심지어 '통통춤'까지 그대로 살렸다. 멤버들은 '캔디'의 시그니처 의상이라 할 수 있는 알록달록한 털장갑도 꼈다. 그렇게 음원·음반 양쪽에서 모두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20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K팝 소비층을 한층 넓혔다. 10대 아들이 40대 엄마와 함께 '캔디' 댄스 챌린지에 도전하는 모습은 어딘가 뭉클하다. 음원 사이트 댓글창에는 '어릴 때 테이프 늘어지도록 듣던 캔디를 요즘 느낌으로 잘 해석했다', '마흔일곱 살인데 듣고 있다', '돌아가고 싶다. 나의 10대', 'H.O.T. 팬이었는데 지금은 열 살짜리 아이도 있고 이제 곧 40대가 된다. 리메이크로 들으니 추억 돋는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가요계에서 리메이크는 흔한 일이지만 이번 '캔디'의 흥행은 시대와 상관없이 대중에 소구되는 슈퍼 IP(지식재산권)의 힘을 되새긴 사례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업계에서는 IP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대면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아티스트 콘텐츠를 영상, 웹툰, 게임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시켰다. 메타버스와 접목한 사례도 등장했다. 그렇게 K팝은 팬데믹에도 불구, 물리적 한계를 깨고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3·4세대 아이돌을 통해 K팝에 관심을 갖게 된 해외 팬들은 온라인을 통해 K팝의 역사에 관심을 보였다. H.O.T.는 물론 보아, 신화, 핑클, S.E.S., 젝스키스 등 과거 음악방송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로 유입된 가수의 팬이 과거 음반까지 관심을 갖는 '백워드 스필오버(backward spillover)' 현상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연도별로 당시 아티스트의 활동 모습을 보여주는 채널이 인기다.
이러한 수요를 고려해 SM은 1990년대 및 2000년대 뮤직비디오를 고화질, 고음질로 리마스터해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NCT 드림에 앞서 에스파 버전의 S.E.S.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를 음원 발매해 큰 인기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통해 슈퍼 IP의 음악적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음원 저작권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음원 IP'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 그룹 마마무를 배출한 RBW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하며 보유하고 있는 음원이 많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는 NFT, 메타버스 등 미래향 사업에서의 강점으로 받아들여졌던 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음악과 패션이 젊은 세대에게 트렌디한 하나의 문화적 장르로 여겨지고 있다.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소수의 취향에만 그치던 '복고 열풍'과는 확연히 다른 소비 흐름"이라고 짚었다.
이어 "명곡 리메이크 성공 사례는 좋은 콘텐츠가 당 시대에 휘발되고 끝나는 게 아닌, 다시 재발견되고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리메이크로 대박 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원곡을 모르는 연령대에 와닿지 않기 때문인데, 동방신기가 당초 5명이었던 걸 몰랐던 2000년대생들이 '캔디' 챌린지를 하고 있다.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신선한 시도이자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슈퍼 IP를 어떻게 영리하게 재해석하고 활용해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1996년 대한민국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H.O.T.의 명곡 '캔디'가 음원차트에서 부활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언제 들어도 흥겨운 곡임이 분명하지만, 26년의 세월을 지나온 이 노래가 어떻게 2022년에 와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지난 16일 발매된 '캔디'는 4세대 걸그룹 강세 속에서 '벽돌 차트'를 뚫고 한때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의 실시간 차트 정상을 찍었다. 가창자는 H.O.T.의 SM 후배 NCT 드림으로, 팀의 색깔에 맞춰 힙한 멜로디를 깔고 90년대 감성을 극대화하는 단단한 에너지의 비트를 강조했다. '맞춤형 리메이크'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메이크곡은 이벤트성으로 발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SM은 '캔디'를 NCT 드림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기획자의 자신감과 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Y2K(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한 밀레니얼) 붐이 일고 있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고든 전략이었다.
실제로 '그 시절 감성'을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원곡이 지닌 청량한 분위기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주 안에서 편곡이 이뤄졌다. 일부 비트나 랩은 새로웠지만 곡의 전개, 심지어 '통통춤'까지 그대로 살렸다. 멤버들은 '캔디'의 시그니처 의상이라 할 수 있는 알록달록한 털장갑도 꼈다. 그렇게 음원·음반 양쪽에서 모두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20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K팝 소비층을 한층 넓혔다. 10대 아들이 40대 엄마와 함께 '캔디' 댄스 챌린지에 도전하는 모습은 어딘가 뭉클하다. 음원 사이트 댓글창에는 '어릴 때 테이프 늘어지도록 듣던 캔디를 요즘 느낌으로 잘 해석했다', '마흔일곱 살인데 듣고 있다', '돌아가고 싶다. 나의 10대', 'H.O.T. 팬이었는데 지금은 열 살짜리 아이도 있고 이제 곧 40대가 된다. 리메이크로 들으니 추억 돋는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가요계에서 리메이크는 흔한 일이지만 이번 '캔디'의 흥행은 시대와 상관없이 대중에 소구되는 슈퍼 IP(지식재산권)의 힘을 되새긴 사례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업계에서는 IP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대면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아티스트 콘텐츠를 영상, 웹툰, 게임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시켰다. 메타버스와 접목한 사례도 등장했다. 그렇게 K팝은 팬데믹에도 불구, 물리적 한계를 깨고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3·4세대 아이돌을 통해 K팝에 관심을 갖게 된 해외 팬들은 온라인을 통해 K팝의 역사에 관심을 보였다. H.O.T.는 물론 보아, 신화, 핑클, S.E.S., 젝스키스 등 과거 음악방송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로 유입된 가수의 팬이 과거 음반까지 관심을 갖는 '백워드 스필오버(backward spillover)' 현상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연도별로 당시 아티스트의 활동 모습을 보여주는 채널이 인기다.
이러한 수요를 고려해 SM은 1990년대 및 2000년대 뮤직비디오를 고화질, 고음질로 리마스터해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NCT 드림에 앞서 에스파 버전의 S.E.S.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를 음원 발매해 큰 인기를 거두기도 했다. 이를 통해 슈퍼 IP의 음악적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음원 저작권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음원 IP'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 그룹 마마무를 배출한 RBW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하며 보유하고 있는 음원이 많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는 NFT, 메타버스 등 미래향 사업에서의 강점으로 받아들여졌던 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음악과 패션이 젊은 세대에게 트렌디한 하나의 문화적 장르로 여겨지고 있다.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소수의 취향에만 그치던 '복고 열풍'과는 확연히 다른 소비 흐름"이라고 짚었다.
이어 "명곡 리메이크 성공 사례는 좋은 콘텐츠가 당 시대에 휘발되고 끝나는 게 아닌, 다시 재발견되고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리메이크로 대박 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원곡을 모르는 연령대에 와닿지 않기 때문인데, 동방신기가 당초 5명이었던 걸 몰랐던 2000년대생들이 '캔디' 챌린지를 하고 있다.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신선한 시도이자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슈퍼 IP를 어떻게 영리하게 재해석하고 활용해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