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고 수시 붙고도 안 간 318명…정시로 정원 이월
올해 대학 입시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수시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학생이 3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열 미등록자는 의약학 계열이나 서울대로, 인문계열 미등록자는 서울대로 진학했다는 게 입시업계 설명이다. 수시 모집에서 구멍이 생긴 인원은 정시 모집 정원으로 넘어간다.

2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수시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총 318명(농어촌 전형 2명 포함)이다. 이들 대학 수시 모집 인원 6699명 중 4.7%에 해당하는 수치다.

학교별로는 서울대에서 2056명 모집에 33명(1.6%)이 등록을 포기했다. 연세대는 2110명 모집에 138명(6.5%), 고려대는 2533명 모집에 147명(5.8%)이 미선발됐다.

계열별로는 자연계열 미등록자가 더 많았다. 서연고 전체 미등록 인원의 58.2%가 자연계다. 서울대에선 미등록자 87.5%가 자연계열인데, 대부분 의약학계열로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미등록자 중 인문계열이 유독 적은 이유는, 인문계열의 경우 서울대 입학을 포기하고 이동할만한 다른 상위 학과가 많지 않아서다.

고려대도 자연계 미등록자가 70.1%를 차지해 더 많았으나, 연세대는 61.3%가 인문계열에서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에서의 이동은 의약학 계열과 서울대 학과로,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진학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미등록자가 가장 많은 자연계 학과는 고려대 컴퓨터학과(24명)였다. 연세대 융합과학공학부(ISE)(16명),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5명)가 뒤를 이었다. 서울대 약대와 치대, 연세대 치대에서도 각 1명씩 미등록이 나왔다.

인문계에서는 연세대가 미등록 상위 1~4위를 차지했다. 연세대 융합인문사회과학부(HASS)와 경제학부가 15명씩, 정치외교학과와 경영학과에서는 8명씩 미등록자가 발생했다. 고려대는 7명이 나온 경제학과, 서울대는 2명이 나온 지리교육과가 가장 미등록 인원이 많이 나온 학과다.

올해 수시 이월 인원은 전년의 429명보다 111명 적다. 서연고 외 서울 소재 대부분 대학에서도 수시 미등록자가 줄어들었다. 서강대는 지난해 27명에서 올해 15명으로, 이화여대 77명에서 50명, 성균관대 50명에서 43명으로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가 수시로 뽑는 인원 자체가 전년 대비 337명이나 줄었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수시 이월 규모가 줄어들면 정시 경쟁률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